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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셨습니다, 통장·카드 보내주세요” 취준생 등쳐 대포통장 만드는 신종사기

중앙일보 2016.08.16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축하합니다. 신입사원 공채에 합격하셨습니다. 급여계좌 개설과 출입증 발급을 위해 통장과 체크카드를 보내주세요.”

신용등급 올려준다며 정보 빼내기도

취업준비생이 이런 전화를 받는다면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돈을 인출하는 대포통장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대포통장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취업사기를 포함한 대출빙자형 사기가 1만4964건으로 전기대비 12.6%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반면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국가가 공인한 다른 통장에 자금을 이체하라”는 식의 국가기관 사칭형 사기는 6591건으로 전기대비 24.9% 줄었다. 검찰·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사기 수법이 많이 알려지자 대출빙자 사기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법인 명의 대포통장은 752개로 전기 대비 18.1% 증가했다. 취업준비생 등에게 “법인을 만든 뒤 통장을 개설하면 통장 1개당 100만원을 주겠다”는 식이다. 재직증명서·금융거래목적확인서 등 절차가 까다로운 개인 통장과 달리 법인 통장은 임대차계약서만 있어도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거래실적을 올려야 신용등급이 올라 대출받기 쉽다”며 통장 양도를 요구하는 수법도 많다. 일본인 19명 명의로 대포통장 52개를 개설한 사기범이 4일 검거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신고 포상금을 두 배(최대 50만원→최대 100만원)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법인 통장 개설시 실제 사업 영위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외국인이 계좌를 개설할 때는 은행연합회에 여권번호를 등록해 단기간에 여러 계좌를 만들 수 없도록 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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