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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 단식투쟁 인도판 '철의 여인'…16년만 단식 끝내

중앙일보 2016.08.0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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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특별권한법(AFSPA)의 폐지를 요구하며 장기 단식 투쟁을 별여 온 이롬 샤르밀라(Irom Sharmila) [사진 국제엠네스티 홈페이지]


16년 동안 단식 투쟁을 벌여온 인도 여성인권운동가 이롬 차누 샤르밀라(44)가 9일(현지시간) 단식을 끝낸다. 세계 최장기 단식 투쟁으로 지난 2000년 11월 2일 시작된 이후 만 15년9개월7일(5760일) 만이다.

인디안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군사특별권한법(AFSPA) 페지를 요구하며 지난 2000년부터 단식투쟁을 해온 샤르밀라가 이날 단식을 끝내고 새로운 싸움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샤르밀라는 지난달 26일 “단식으로 무언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돼서 단식 중단 결정을 내렸다”면서 8월 9일에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이어 그는 “여기서 투쟁을 멈추진 않는다. 내년 상반기에 열리는 마니푸르 주지역 입법부에 입후보해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일 인도 법원이 16년 가까이 단식 투쟁을 벌여 수차례 구속됐던 샤르밀라에게 보석을 허용했다. 인도 경찰은 그녀의 단식투쟁을 자살 시도로 규정하고, 튜브로 강제로 영양을 공급해왔다. 샤르밀라는 몇 차례 석방되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계속된 단식으로 다시 구속된 것이다.

샤르밀라는 내년에 열리는 주의회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지만 여러 정당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계 영국인 남성과 결혼도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니푸르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샤르밀라 원래 기자이자 시인이었다. 샤르밀라는 2000년 11월 자신이 사는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정부군이 주민 10명을 사살하는 것을 보고 ‘군 특별권한법’(AFSPA)에 반대하는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마니푸르주는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잦은 봉기와 이에 대한 정부의 폭력적 탄압으로 혼란을 겪어온 곳이다.

군 특별권한법은 마니푸르 등 동북부 지역과 카슈미르에서는 정부군이 반군 용의자를 영장 없이 체포하거나 사살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이다. 군은 '테러와의 전쟁'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권단체는 국민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폐지를 주장한다.

샤르밀라는 2007년 5ㆍ18기념재단의 광주인권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2013년 샤르밀라를 양심수로 지정했다.

인도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P) 아밋 샤 대표는 “당에선 샤르밀라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샤르밀라의 단식 투쟁 중단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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