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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국장급협의서 10억엔 거출과 소녀상 연계 안해"

중앙일보 2016.08.09 19:26

지난해 12·28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 논의를 위해 9일 열린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 측이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 철거 문제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10억엔(약 108억원) 거출을 연계시키지 않았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말했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이 소녀상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인 이야기는 있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것이 주요한 쟁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지원을 위해 출범한 ‘화해·치유 재단’에 10억엔을 출연하는 전제조건으로 소녀상 철거나 이전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소녀상이 공관의 안녕을 해친다는 우려를 표한겄이냐고 묻자 “구체적인 언급 내용을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기본 입장이란 것이 그런 내용”이라고 답했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에 걸쳐 마라톤 협의를 했다. 10억엔의 거출 시점과 재단 사업의 큰 방향이 주요 의제였다.

이 당국자는 “재단의 차질없는 사업 시행을 위한 오늘 협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오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 상부에 보고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10억엔을 언제 출연할 지에 대한 논의도 매듭이 지어졌느냐는 질문에 “상당한 진전에 그 문제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태현 이사장이 재단 출범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과 상처 치유를 위해 맞춤형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뜻을 받들겠다고 했는데, 그런 입장에 따라 일본 측과도 협의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 일본이 생각하는 방향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 측이 이번 협의에서 일본에 유학하는 한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에 10억엔 중 일부를 쓰자고 요구하거나, 피해자들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에 반대하며 구체적 사용처를 명시한 문서 교환을 요구할 것이란 일본 언론의 추측성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선 “전체적으로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일본이 출연하는 자금을 피해자의 상처 치유와 명예 회복이란 목적과 상관 없는 곳에 쓰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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