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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서운 결핵, 허술한 결핵 관리

중앙일보 2016.08.09 18:26 종합 30면 지면보기
지난달 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와 삼성서울병원 소아병동 간호사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7일에는 고려대 안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가 의심환자로 신고됐다. 의료진 결핵 감염은 자칫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고령자·환자의 병원 내 집단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전국 병·의원에서 신고된 의료진 결핵 감염 건수는 2013년 214명에서 2014년 294명, 지난해 367명으로 증가일로다.

한국은 ‘후진국 병’이라는 결핵의 후진국이다. 1996년부터 결핵 3대 지표인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유병률·사망률 모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매년 3만 명이 넘는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결핵관리 수준이 허술할뿐더러 지난 20년간 개선을 위한 노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핵을 퇴치하려면 우리 사회의 무관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결핵예방법을 개정해 이달부터 의료기관·학교 등 결핵 확산에 취약한 집단시설 종사자들의 결핵·잠복결핵 검진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올해 예산뿐 아니라 추가경정예산에도 필수적인 검진비용을 빠뜨려 법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정부는 2025년까지 결핵발생률을 10만 명당 12명(2014년 86명) 이하로 떨어뜨린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이런 무책임한 자세로는 목표달성은커녕 외려 더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단시설 종사자에 대한 결핵·잠복결핵 의무 검진은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익적인 보건사업이다. 건강보험재정 투입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올해 안에 검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산후조리원·노인요양시설 등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노인과 관련 있는 시설 종사자들을 두루 검진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병원이나 학교에 보내기가 두렵다는 부모들을 안심시키고 결핵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결핵은 무서운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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