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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최경희 총장 사퇴 요구에 침묵…"대규모 집회 열겠다"

중앙일보 2016.08.09 17:09

평생교육 단과대(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문제에서 총장 사퇴 요구로까지 이어진 이화여대의 내부 갈등이 열흘 넘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9일 최경희(54) 이화여대 총장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자진 사퇴하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침묵했다. 11일째 농성 중인 학생들은 10일 오후 8시 정문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맞섰다.

이화여대 본관서 점거 농성 중인 학생들은 9일 오후 '최경희 총장의 사퇴요구 불응에 대한 입장발표문'을 통해 "최 총장에게 9일 오후 3시까지 사퇴하라고 요구했지만 총장이 이에 불응했다. 우리는 본관 점거를 계속 이어가는 한편 10일 재학생·졸업생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 시위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최경희 총장은 학생처를 통해 학생들에게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최 총장은 "겸허한 자세로 학생들의 어떠한 대화 요청에도 성심껏 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 부분에 있어서는 끝까지 함구했다.

최 총장의 공문과 함께 학생들에게 발송된 학생처 측 공문에는 "업무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해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학교는 학생들의 건강 문제에 유의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총장 사퇴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학생들은 9일 농성 중단 조건으로 ▶총장 명의의 진정한 사과 ▶경찰병력 투입에 대한 자세한 경위 공식 설명 ▶총장직 자진 사퇴 등을 내세웠다. 한 이화여대 재학생은 "여러차례 학생들의 신뢰를 저버린 최 총장은 이제와서야 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단순한 사과만으론 끝낼 수 없는 상황까지 와 버렸다"고 주장했다.

학교와 학생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다음달 1일 시작될 2학기 수업 준비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행정의 모든 서류가 본관에 있어 전혀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성 중인 학생들도 "수강신청 등 당면한 2학기 학사 일정으로 우리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업무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총장의 자진 사퇴가 공문으로 내려오는 즉시 본관 점거를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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