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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연중 최고치인데…증시 외면하는 시중 자금

중앙일보 2016.08.09 16:53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66포인트(0.62%) 오른 2043.78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 것이 호재로 꼽혔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순매수를 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 추가로 들어갈 기미가 없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8일 현재 22조5803억원으로 지난달 초(25조4615억원)보다 3조원 가량 줄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1.25%)로 떨어졌고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선뜻 주식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직접투자는 물론 간접투자 자금도 줄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펀드 유형별 자금 흐름을 조사한 결과 올해 초부터 지난 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조2967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3143억원이 빠져나갔다(순유출).

반면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늘었다. 국내와 해외 채권형 펀드로 각각 5조1386억원, 7605억원이 순유입됐다. 갈 곳 없는 돈으로 분류되는 대기성 자금도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단기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순자산액은 지난 5일 130조118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6일(129조6454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MMF는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초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금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초 100조원 이하로 떨어졌던 MMF 순자산액은 이달 들어 5거래일 만에 15조원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고 설명한다. 중위험·중수익을 보장한다는 절대수익추구형 펀드(1조2604억원)와 국내부동산형 펀드(652억원)로 돈이 흘러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투자자들이 지수가 단기 고점인 2100 가까이 오르면 돈을 빼고, 1900 가까이 떨어지면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주식을 처분하거나 주식형펀드를 환매한 돈이 마땅한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 자금으로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실장은 “만일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돼 지수가 2100을 넘어서면 자금 흐름이 증시쪽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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