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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수 최초로 히잡 쓰고 출전한 펜싱 선수

중앙일보 2016.08.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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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펜싱 여자 사브르 16강전이 열린 카리오카 경기장. 관중석에서는 'USA'를 외치는 미국 응원단의 함성이 떠나갈 듯 했다. 경기에서 진 선수가 마스크를 벗은 뒤에도 응원은 이어졌다. 주인공은 이브티하즈 무하마드(31). 무하마드는 미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에 히잡을 쓰고 출전했다.

무하마드는 미국 뉴저지의 이슬람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스포츠에 재능을 보인 그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써야했다. 결국 전신 운동복 안에 히잡을 쓸 수 있는 펜싱을 선택했다. 여자 사브르 세계랭킹 8위로 메달 유력 후보는 아니었지만 미국 내에서 무하마드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잇따른 테러로 미국 내에서 반(反)이슬람 감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하마드는 "경기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미국 팀이 더욱 다양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 모든 무슬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 특히 미국에서는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시선이 변화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히잡을 강제로 쓰는 줄 알지만 나를 자유롭게 한다"고 했다. 무하마드는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 내 무슬림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 무하마드는 "모르겠다"며 답변을 아꼈다.

선수들이 비키니를 입는 비치발리볼에서도 히잡을 쓰고 긴 바지, 긴 소매 옷을 입은 선수들이 출전했다. 이집트 대표 나다 미와드와 도아 엘고바시는 "히잡을 쓰더라도 비치발리볼 등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최초로 육상 800m에 출전한 사라 아타르는 이번 대회에서 마라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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