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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선처에도 재차 부모에게 행패 부린 40대에 실형 선고

중앙일보 2016.08.09 11:57
70대 아버지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협박했지만 법원의 선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던 40대 아들이 다시 부모에게 행패를 부렸다가 실형을 살게 됐다.

9일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A씨(47)는 2014년 11월 술을 마시고 퇴근한 뒤 폐렴을 앓는 어머니(75)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77)를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 와 아버지의 목에 겨누고 입에 담기 조차 어려운 욕을 하면서 협박했다.

A씨는 아들의 행패를 보다 못한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돼 존속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아버지는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4월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 3년간 형 집행을 유예하고 2년간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알코올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흉기로 아버지를 협박한 점 등을 감안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지만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점,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후 A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A씨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지 10개월 뒤인 지난 2월 비슷한 상황에서 부모에게 다시 행패를 부렸다. 술을 마시고 귀가한 A씨는 어머니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에게 “확 죽여버린다”며 욕설을 퍼부으면서 때릴 듯이 주먹질하며 협박했다. A씨는 이어 아버지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간 어머니에게 다가가 “아픈데 왜 병원에 안가”라며 손을 잡아당겨 넘어뜨리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이번에는 존속협박에 존속폭행 혐의까지 추가돼 기소됐고,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법 형사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지난 6월 A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계존속인 아버지를 협박하고 어머니를 폭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부모에게도 용서받지 못했다”며 “집행유예 기간 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이 무겁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의정부=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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