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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블록버스터' 만든다"…영화ㆍ책 시장 특수

중앙일보 2016.08.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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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공유, 안소희, 최우식, 마동석 등 부산행 출연진이 지난달 18일 영화 '부산행' 레드카펫이 진행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가 싫지만은 않은 업종도 있다.

영화와 책 시장에서는 폭염이 흥행의 호재다. 야외 활동이 줄어드는데다 무더위를 피해 '에어컨 빵빵한' 극장이나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서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기준 낮 최고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어서며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7일 사이 영화 관람객은 2531만 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29만 명 대비 100만 명가량 증가했다.

낮뿐만 아니라 밤 늦게까지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심야 관객 수도 평소보다 10% 넘게 늘었다.  

 올해 흥행작이 부족해서 고전했던 극장가가 폭염 덕분에 여름 특수를 맞았다. 여기에 흥행작이 잇따르고 있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배급작인 ‘부산행’이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여름 극장가를 이끌었다. 

또 10일 개봉하는 ‘터널’은 지난 3일 개봉한 ‘덕혜 옹주’에 이어 예매율 2위를 기록하며 여름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란 것도 옛말이 됐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읽고 싶었던 책을 손에 쥐는 사람이 많아지는데다 폭염으로 인해 ‘북캉스’의 매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으로 출판계 분위기도 좋다. 미움받을 용기를 필두로 한강의채식주의자, 조정래의풀꽃도 꽃이다 1, 혜민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등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지난해 예스 24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책이 4종에 불과했고, 그 가운데 비밀의 정원은 읽는 책이라기보다 그림을 그리는 컬러링 북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역대 열대야 최장 기록이 나온 해는 1994년이다.

서울의 경우 열대야가 7월에 21일, 8월엔 15일 등 36일이나 발생했다.

기록적인 폭염 때문이었을까. 94년에도 극장가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가 즐비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포레스트검프’, ‘라이온킹’, ‘쿨러닝’, ‘마스크’, ‘스피드’ 등이 있다.

한국 영화 가운데엔 국내 영화 최초로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한 ‘구미호’가 94년 개봉작이다.

 당시 서점가에도 베스트셀러가 즐비했다.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를 비롯한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이화의영원한 제국, 유홍준의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공지영의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같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2013년 극장가도 흥행작이 넘쳐났다.

‘아이언맨(900만 명)’을 시작으로, ‘설국열차(934만 명)’, ‘관상(913만 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95만 명)’, ‘감시자들(550만 명)’, ‘변호인(568만 명)’, ‘숨바꼭질(560만 명)’, ‘월드워Z(523만 명)’, ‘더 테러 라이브(558만 명)’ 등 10여 편에 가까운 영화가 관객 500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2013년 교보문고 집계 베스트셀러도 혜민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조정래의정글만리, 꾸뻬씨의 행복여행,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이 점령했다.

기상청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3년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해로 기록된다.

당시엔 숀 코너리 주연의 007시리즈 ‘죽느냐 사느냐’, ‘엑소시스트’ 등이 극장가를 달궜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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