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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파원J] 꿈 희망 찾는 리우의 파벨라 '산타 마르타'

중앙일보 2016.08.09 06:23
파벨라(favela)를 아시나요? 포르투갈어로 들꽃이란 뜻의 파벨라는 브라질의 빈민촌을 나타냅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의 인구 10% 이상이 파벨라에 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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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보타포구에 위치한 파벨라 `산타 마르타`에 톡파원J가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방문했다. 박린 기자

지난 4일 톡파원J가 리우 보타포구에 위치한 파벨라 '산타 마르타'를 찾았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파벨라는 범죄와 마약의 온상지고, 대낮에도 총격전이 벌어지는 위험 지대로 묘사되곤 합니다.
 
하지만 산타 마르타는 달랐습니다. 7~8년 전 리우에 있는 700여개 파벨라 중 가장 먼저 '평화 프로젝트'를 시작했거든요. 650가구, 6000여명의 주민 스스로 위생과 청결,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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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라 내부의 골목길. 폭은 1.2m 정도, 좁은 곳은 60cm에 불과할 정도로 좁은 길이다. 박린 기자

톡파원J는 파벨라 가이드와 함께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2시간 투어에 1인당 120헤알(4만2000원)을 받는 코스에요.
 
낡은 레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마을 중턱 165m에 닿았습니다. 함께한 가이드 티아구는 "신문과 방송에선 파벨라가 좋지 않은 이미지로 묘사되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97%는 좋은 사람들이고 3% 정도가 문제"라고 말했죠.

다만 "아시아 사람이 홀로 다녀도 안전한가" 라는 질문에 “내가 휘파람을 불면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멈춰야 한다"고 경고했어요.
 
골목길의 폭은 1.2m 정도, 좁은 곳은 60cm에 불과했습니다. 집 외벽은 나무판자와 시멘트가 불규칙하게 섞여 있었고, 벽돌이 빠진 자리를 10여개의 깡통이 받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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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외벽은 나무판자와 시멘트가 불규칙하게 섞여 있었고, 벽돌이 빠진 자리를 10여개의 깡통이 받치고 있었다. 박린 기자

산타 마르타는 70여 년 전 조성됐습니다. 브라질 북동부 지역의 무직자들이 일을 찾아 리우에 왔습니다만 돈이 없었기 때문에 이 언덕에 가건물을 지어 마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성직자가 예배당을 지으면서 마을은 들꽃처럼 번져나갔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산 중턱에는 인조잔디가 깔린 작은 축구장이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축구는 빈곤에서 성공으로 가는 열쇠로 여겨집니다. 히바우두 네이마르 등 브라질 전·현직 국가대표 중에는 파벨라 출신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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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는 인조잔디가 깔린 작은 축구장이 있다. 브라질에서 축구는 빈곤에서 성공으로 가는 열쇠로 여겨진다. 박린 기자

7세 꼬마 파올루는 "나도 히바우두나 네이마르처럼 언젠가 브라질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티아구는 “파벨라 출신 스포츠 선수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준다”며 “리우 올림픽에 파벨라 출신 배드민턴 국가대표 2명이 출전한다. 우리는 리우 올림픽을 보며 새로운 꿈을 꾼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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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이 1996년 ‘They don’t care about us‘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것을 기념해 이 곳에 동상이 세워져 있다. 박린 기자

정상 부근에는 2009년 타계한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마이클 잭슨 광장이라고 불러요. 마이클 잭슨이 1996년 ‘They don’t care about us(그 사람들은 우릴 상관 안 해요)‘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잭슨 동상 근처에서는 경쾌한 드럼소리가 울렸습니다. 파벨라의 아이들 10여명이 낡은 북과 악기로 길거리 연주 중이었어요. ’쿵쿵쿵! 쿵쿵쿵!‘. 아이들은 필리피 소자라는 브라질 청년의 지휘를 받고 있었어요.

소자는 “난 이곳에서 음악을 공짜로 배웠다. 지금은 리우 국립대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 차도 있고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음악이 가난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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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청년 필리피 소자의 지휘에 맞춰 파벨라의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소자도 이곳에서 무료로 음악을 배워 지금은 리우 국립대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 박린 기자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 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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