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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들야들 한데 상당히 경기를…” 올림픽 중계 성차별적 발언 논란

중앙일보 2016.08.0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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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경 선수가 5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여자 48kg급 이하 경기에서 베트남 응고 투 반 선수에게 한판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정 선수가 베트남 선수에게 관절기 기술을 걸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해변에는 여자와 함께 가야…”

2016 리우올림픽 중계를 맡은 방송 3사 중계진의 성차별적 발언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 7일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중계 해설진들의 성차별적 발언을 모은 ‘2016 리우 올림픽 성차별 보도 아카이빙’(https://goo.gl/5ucFqc)이 공개됐다.

자료에 따르면 올림픽 중계진의 성차별적 발언은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매일 수차례 발생했다.

지난 6일 유도 여자 -48kg급 경기에서 전기영 해설위원이 한국 정보경 선수의 상대인 베트남 반 응옥 투 선수를 소개하며 “스물여덟이면 여자 나이론 많은 나이거든요”라며 선수의 나이를 지적했다.

또 이날 SBS의 여자 유도 -48kg급 중계에서 김정일 캐스터는 세계 랭킹 1위 몽골 우란체제크 문크바트 선수에게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라며 외모를 언급했다.

성차별적 발언은 외부 해설위원뿐 아니라 방송사 아나운서들의 입에서도 나왔다
KBS 한상헌 아나운서는 여자 유도 -48kg급 경기 중계도중 여성 아나운서에게 몸무게가 48kg를 넘는지 질문했다. 또 비치발리볼 중계 도중 “해변에는 여자와 함께 가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됐다.

같은 방송사 최승돈 아나운서는 여자 펜싱 에페 경기에서 “저렇게 웃으니 미인대회 같다. 서양의 양갓집 규수의 조건을 갖춘 것 같은 선수다”며 “여성 선수가 철로 된 장비를 다루는 걸 보니 인상적이다”라는 평가를 했다.

또 KBS는 비치발리볼 여자 예선 B조 1경기 중계 직전 소개 멘트로 “해변엔 미녀가, 바닷가엔 비키니”라는 중계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아카이브 제작자는 “리우 올림픽 중계 중 해설진들의 성차별적 발언을 기록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각 방송사에 공식 항의하여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하고, 다른 곳으로 링크를 퍼갈 수 있다. 각 방송국과 문제 발언을 한 사람에게 항의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아카이브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 대회 4일 차인 9일 현재 총 15번의 ‘막말 중계’가 논란이 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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