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남자 계영 400m에서 따낸 19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입을 맞추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우 AP=뉴시스, 마이클 펠프스 인스타그램]
올림픽 최다 메달, 위대한 선수지만
수영장 밖 삶엔 서툴러 방황의 시간
마리화나, 음주운전…2012년 은퇴
2014년 옛 연인과 재결합하며 복귀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리우 도전”
펠프스는 지난 7일 미국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오랫동안 난 로봇이라고 생각했다.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다. 나를 인간으로 생각한다. 나는 예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다. 더 좋은 사람이 됐다.”

전성기 시절 펠프스는 하루 최대 1만2000㎉(일반 남성의 적당량은 2500㎉)를 섭취했다. 그러나 고된 훈련 탓에 일주일 동안 체중이 5㎏이나 빠진 적도 있었다. 그는 “나는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른다. 그저 매일 헤엄을 칠 뿐”이라고 했다. 재능과 노력이 더해져 펠프스는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단일 올림픽 최다인 8관왕에 올랐다.

생후 3개월 된 아들 부머를 안고 관중석에서 펠프스를 응원하고 있는 약혼녀 니콜 존슨. [리우 AP=뉴시스, 마이클 펠프스 인스타그램]

2012년 은퇴했던 펠프스는 아빠가 돼서 복귀했다. [리우 AP=뉴시스, 마이클 펠프스 인스타그램]
펠프스는 “올림픽에서 역영하는 내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리우 올림픽에 도전했다. 올해 그의 나이는 서른한 살이다. 수영 선수의 전성기는 20대 초반이다. 은퇴할 나이가 한참 지났고, 2년의 공백까지 있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펠프스라고 해도 정상 탈환은 불가능해 보였다. 수영장을 떠난 동안 근육이 빠지고 살이 붙었던 그는 샐러드를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해 몸을 만들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생후 100일도 되지 않은 아들을 데리고 수영을 하는 게 마냥 즐거웠다.
아빠의 청춘은 끝났다. 펠프스는 리우 올림픽에서 6개 종목(접영 100·200m·개인혼영 200m·계영 400m 등)에만 출전한다. 걸출한 후배들이 많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같은 다관왕에 오르기 어렵다. 그래도 펠프스는 어느 올림픽보다 리우 대회가 가장 즐겁다고 한다. 그는 “아들이 관중석에서 날 지켜보고 있는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