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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물자원 로열티 의무화…화장품 한류 불똥?

중앙일보 2016.08.09 01:36 종합 16면 지면보기
다음달부터 중국에서 나는 동식물을 재료로 쓰는 화장품·의약품은 재료 이용에 대한 사용 승인을 중국 정부에게 받아야 하고 로열티 지급 등 수익도 공유해야 한다. 중국이 지난 6월 8일 비준한 ‘나고야의정서’가 90일 경과한 다음달 6일 효력을 갖게 되면서다.

나고야의정서 중국서 내달 효력
바이오기업 51% 중국 식물 써
“의정서 안다”는 기업 40% 그쳐

8일 환경부에 따르면 해외 생물자원을 쓰는 국내 바이오기업 중 절반이 중국에서 가져온 식물 등을 쓰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으로 지난 6월 관련 기업 136곳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 기업 중 54.4%(74곳)가 해외자원을 쓰고 있었다. 원산지를 물어보니 중국을 꼽은 기업이 51.4%(38곳)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43.2%, 아메리카 31.1%, 아시아 25.7% 등(복수응답) 순서였다. 중국의 생물자원을 많이 쓰는 이유는 생산비·물류비가 저렴해서다.

나고야의정서는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됐다. 특정 국가의 생물자원을 사전 승인 없이 이용하는 ‘생물해적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중국·유럽연합(EU) 등 78개국이 비준했다. 생물자원을 많이 보유한 국가일수록 비준에 적극적이다. 한국은 아직 비준을 하지 않았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관련 업계의 준비도 부족한 편이다. ‘의정서 내용을 아느냐’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기업은 40.4%에 그쳤다. 국립생물자원관 이상준 연구사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바이오산업 매출이 줄고 한국 기업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6월 말 비준국 중 하나인 에쿠아도르 정부로부터 미국·독일·네덜란드·호주와 함께 ‘생물해적행위 5대 국가’로 지목됐다.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에쿠아도르 자원을 이용한 특허를 냈다는 것이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 관련 전통지식도 다루고 있어 전통의학 의약품의 권리를 놓고도 한·중 간에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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