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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 천적 에비누마 꺾고도 은메달…안바울 “부상? 다 핑계다”

중앙일보 2016.08.09 00:47 종합 2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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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바울이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남자 유도 66㎏이하급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의 에비누마를 꺾었다. 연장전 끝에 패배한 에비누마가 안바울(오른쪽)에게 매달린 듯한 모습.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틀 최민호’ 안바울(22·남양주시청)이 리우 올림픽 남자 유도 66㎏급 은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정상 정복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천적’ 에비누마 마사시(26·일본)를 4강에서 제압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일본, 안바울에 강한 에비누마
선발전 탈락했는데도 출전권
안, 준결승 연장전서 되치기 승리
4년 전 판정 번복 조준호 눈물 설욕
결승전 체력 떨어져 26위에 무릎
“실력에서 승부…4년 뒤엔 금 딸 것”

안바울은 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2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유도 66㎏급 4강전에서 에비누마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했다. 정규시간 5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안바울은 골든스코어(연장전)에 돌입한 지 49초 만에 에비누마의 업어치기를 되치기로 받아쳐 힘겹게 결승에 올랐다. 앞서 국제대회에서 두 번 맞붙어 모두 졌던 ‘에비누마 징크스’를 떨쳐내는 순간이었다. “승자는 한국의 안바울”이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울려퍼지자 일본 유도대표팀 선수단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에비누마는 자국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신성’ 아베 히후미(19)에 밀려 탈락했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리우행 티켓을 따냈다. ‘세계랭킹 1위 안바울의 천적’이라는 이미지와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동메달을 땄던 전적을 함께 어필해 일본유도협회로부터 이례적으로 66㎏급 출전권을 받았다. 에비누마는 2012 런던올림픽 8강전에서 조준호(30)와 만나 석연찮은 판정 번복 끝에 승리했던 선수다.

안바울은 4강에 올라 에비누마와의 맞대결이 확정되자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에비누마가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했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기 때문이다. 최민호(35) 대표팀 코치는 맞대결을 앞두고 안바울에게 “전반을 잘 버틴 뒤 후반부에 승부을 걸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안바울은 “체중을 단기간에 급히 줄이면 지구력이 떨어진다”며 “에비누마의 체력이 떨어질 후반 또는 연장전에서 적극적인 공격으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을 세우고 매트에 올랐다”고 했다. 최 코치와 안바울의 예측은 적중했다. 에비누마는 경기 시간 3분이 지나자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결국 연장전에서 안바울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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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판정번복 논란을 다룬 중앙일보 스포츠면.

새롭게 연마한 기술도 안바울의 승리를 도왔다. 지난 2년간 최 코치의 전담 지도를 받은 안바울은 스승의 전매특허인 ‘말아업어치기(한 손으로 깃을 잡고 몸을 틀어 업어치는 변칙기술)’를 전수 받아 익혔다. 4강전에서 이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에비누마를 괴롭혔다.

하지만 안바울의 도전은 정상 문턱에서 멈췄다. 결승에서 만난 파비오 바실(22·이탈리아)에게 업어떨어뜨리기 한판승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상대는 세계랭킹 26위로 정상권과 거리가 먼 선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안바울의 발목을 잡았다.

리우 올림픽을 겨냥해 지난 2014년 66㎏으로 체급을 올린 안바울은 하루 5끼씩 먹으며 62㎏이던 체중을 늘렸고,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주목 받았지만 올림픽 제패의 꿈을 4년 뒤로 미뤘다.

안바울은 “준결승에서 에비누마를 꺾고 기분이 붕 떠 있었다. 스스로 감정을 조절해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4강전에서 왼쪽 팔꿈치를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이 모든 게 핑계고 변명 밖에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실력에서 승부가 갈린 것”이라면서 “ 2년 뒤 아시안게임과 4년 뒤 올림픽에선 반드시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고 밝혔다.

리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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