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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인사동 다시 북적…가게 권리금 올 16~20% 뛰었네

중앙일보 2016.08.09 00:01 경제 2면 지면보기
직장인 심모(40)씨는 요즘 서울 신촌에 자주 간다. LP판으로 올드팝을 들으며 수제맥주를 마시는 재미에 빠졌기 때문이다. 인근 대학교를 다녔던 심씨는 졸업 후 10여년 간 신촌을 찾지 않았다. 직장이 강남에 있는데다, 일본·중국인 관광객으로 부산해서 선뜻 가지지가 않았다.

신촌 거리 정비, 3040 복고 열풍
홍대로 발길 돌린 상인들 돌아와
인사동,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에
삼청동과 달리 특유의 전통 유지

심씨는 “친구가 요즘 재미있는 이벤트가 많이 열린다고 해서 우연히 들렀는데 거리도 깨끗해지고 즐거웠던 학창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가게도 남아 있어 당분간 자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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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풀 죽었던 서울 신촌·인사동 상권이 부활하고 있다. 신흥 상권에 밀려서, 특색을 잃어서, 비싼 임대료에 치여서 시들했던 분위기가 최근 달라졌다. 낡은 거리를 보수하고 개성을 되찾자 찾는 사람이 늘었다. 30~40대 수요가 부쩍 늘어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사실 신촌 상권은 2000년대 들어 빛을 잃었다. 인터넷 쇼핑의 발달로 문을 닫는 옷가게가 늘었고 젊은층은 ‘클럽문화’를 등에 업은 인근 홍대 상권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촌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들어서다. ‘복고열풍’이 불며 옛 추억을 찾아 신촌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때맞춰 서대문구는 신촌 오거리에서 연세대로 이어지는 도로를 ‘걷고 싶은 거리’로 지정하고 자동차를 통제하며 정비에 나섰다.

인근 홍대로 떠났던 상인들도 일부 돌아왔다. 홍대가 프랜차이즈 매장이 몰리면서 특색이 바랜데다 그간 신촌 상가 임대료가 떨어져 자금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상가전문거래업체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신촌 상가 월세는 2014년 16%, 2015년 15% 떨어져 평균 310만원 선이다.

‘전통거리’가 있는 인사동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소규모 화랑·한옥·이색 음식점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인근 삼청동 상권이 시들해진 영향이 크다. 대형 프랜차이즈·플래그숍이 들어서며 삼청동만의 독특함이 많이 퇴색했다. 반면 인사동은 종로구가 프랜차이즈 매장이 입점하지 못하도록 관리해 인사동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젊은층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복입기’를 즐기려는 수요도 늘었다.

내리막길을 걷던 신촌·인사동 상권 권리금은 오름세다. 신촌은 올 들어서만 권리금(7월 말)이 16% 뛰어 평균 9717만원이다. 인사동도 같은 기간 20% 올라 1억6142만원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일종의 자릿세인 권리금은 장사가 잘 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지표인 셈”이라며 “권리금이 오른다는 것은 찾는 사람이 많고 장사가 잘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상권의 쇠퇴를 막으라면 이색 거리 조성 같은 끊임없는 노력과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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