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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남들과 똑같은 명품 싫다 나만의 가방·운동화 갖는다

중앙일보 2016.08.09 00:01 라이프트렌드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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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장식 등을 배치해 취향대로 가방을 꾸밀 수 있는 구찌의 ‘디오니서스백’.

공장에서 찍어낸 똑같은 옷·가방·신발 대신 ‘나만의 특별함’이 있는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주문하는 맞춤 제작이 활발하다. 마우스만 클릭하면 나만의 핸드백과 운동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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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아디다스’에서 만든 나만의 운동화.

패션에 관심이 많은 김섭(25·서울 낙성대동)씨는 최근 운동화를 구입하면서 맞춤 주문 서비스를 이용했다. 기본 색상은 금색, 앞코 부분은 광택이 도는 검정으로 골랐다. 브랜드 로고는 운동화 안쪽과 바깥쪽을 각각 흰색과 검은색으로 다르게 만들었다. 김씨는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을 누르면 이미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며 “값비싼 한정판보다 멋진 나만의 운동화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명품 커스터마이징 시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유일한 제품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종전에는 재료와 디자인을 직접 선택해 상품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족이 많았다. 최근엔 소재나 디자인을 직접 골라 주문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가방·신발·셔츠 등을 맞춤 제작하는 서비스가 명품 브랜드나 화장품 업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패션업계는 유행을 따르기보다 개인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힌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동안 한정판을 내놓거나 제품에 이름을 새겨주는 이니셜 서비스 정도였지만 최근엔 소비자가 매장에 가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소재·색상·디자인을 직접 골라 제품을 만든 뒤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

소비자 취향·요구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맞춤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맞춤형 주문제작)’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직접 만들기는 부담스럽고 개성은 살리고 싶은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아디다스는 온라인에서 운동화를 맞춤 제작할 수 있는 ‘마이(mi) 아디다스’ 서비스를 운영중 이다. 축구화·농구화·러닝화를 비롯해 ‘슈퍼스타’ ‘스탠스미’ 같은 인기 제품을 소재부터 디자인 패턴, 안감, 깔창, 끈 색상까지 각자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로고가 들어가는 자리엔 원하는 문구를 새길 수 있다. 제작 기간은 4~6주 정도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10~15% 정도 비싸다. 마커스 아디다스 이커머스팀 상무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패션과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온라인·모바일로도 쉽게 맞춤 제작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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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론의 ‘쎄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핸드백.

디자이너 잡화 브랜드 쿠론은 온라인에서 나만의 핸드백을 손쉽게 디자인하고 주문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쎄스튜디오(C-Studio)’를 지난 3월 오픈했다. 원하는 가죽 컬러와 다양한 프린트, 엠블럼 등을 고를 수 있다. 조합할 수 있는 디자인이 1만5000 여 가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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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제화 수제화 헤리티지 제품

남성을 겨냥한 제품도 잇따라 나온다. 금강제화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는 ‘세븐 마드리드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30종 이상의 디자인과 가죽 종류를 직접 골라 맞춤 구두를 만들 수 있다. 발등, 발 넣는 부분, 발을 감싸는 주변부의 색상도 선택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셔츠 전문 브랜드 ‘셔츠바이시리즈’는 나만의 셔츠를 제작할 수 있는 ‘마이 셔츠’ 서비스를 내놓았다. 자수와 단추를 활용해 네 가지 스타일의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 별자리 자수와 이니셜 자수 등으로 소매 단추와 커프스를 맞춤 제작할 수 있다.

가격 꼼꼼히 따져보고 주문해야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도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말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DIY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수와 장식, 모노그램 이니셜 등을 자유롭게 배치해 원하는 취향대로 가방 구성을 바꿀 수 있다. 앞으로 신발과 의류 제품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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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패치 등을 붙여 맞춤 제작한 바네사브루노의 숄더백.

LF의 여성 명품 브랜드 바네사브루노는 이달 19일부터 갤러리아 본점에서 기존 인기 제품인 카바스백을 소비자 취향에 맞게 제작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연다. 매장에서 원하는 소재와 스팽글 컬러를 선택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패치와 알파벳 글자를 붙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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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패치 등을 붙여 맞춤 제작한 안야 힌드마치의 백팩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하반기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안야 힌드마치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인수해 판매에 나선다. 안야 힌드마치는 ‘나만의 핸드백’을 연출할 수 있는 스티커를 개발해 맞춤 제작이 가능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피부 상태에 따라 제형과 색상, 케이스를 고를 수 있는 화장품도 나오고 있다. 장성은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패션1본부 사업부장은 “명품 브랜드 로고나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라인에 식상해진 소비자가 많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맞춤 제작 서비스가 인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IoT)과 3D 프린팅 기술 발달로 DIY 상품이나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져 맞춤형 주문 제작이 수월해졌다”며 “화장품·가구 등은 생산 기반이 좋아 저렴한 비용으로 맞춤형 상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제품에 따라 기존보다 고가일 수 있어 제품 특성과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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