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A 등급에서 금리 플러스알파 노려라, 채권투자의 정석은?

온라인 중앙일보 2016.08.07 00:01
기사 이미지
채권은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빛을 발하게 마련이다. 기대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은 경기 침체 탓에 흔들렸다. 이에 따라 각국이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채권금리를 떨어뜨렸다.

경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주식 시장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이와 달리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채권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펀드 시장에서 채권형만 플러스 수익률
 
펀드 시장만 봐도 채권의 우세를 엿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펀드 시장을 보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낫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34%로 부진했다.

이와 달리 채권과 주식을 섞은 혼합형 펀드는 0.36%로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채권형 펀드는 1.83%로 더 뛰어났다. 해외 펀드 시장에서도 채권형 수익률이 괜찮았다. 해외 주식형 펀드(-9.2%)와 해외 혼합형 펀드(-1.48%)가 원금을 까먹는 동안 해외 채권형 펀드는 4.62%로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간을 좀 더 늘려봐도 비슷하다. 채권형 펀드가 선전하고 있다. 국내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을 보면, 주식형과 혼합형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동안 채권형은 꾸준히 수익을 쌓았다. 채권형 펀드 1년 평균 수익률은 3.02%, 2년 7.10%, 3년 10.88%, 5년 20.65%를 기록했다.

5년 수익률을 유형별로 보면, 국공채와 일반채권이 20%가 넘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회사채 등은 불안한 경기의 영향을 받으며 10%대 수익률에 그쳤다.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5년 간 투자금은 주식형과 혼합형 펀드에서 들락거렸다. 지난 6개월 사이에만 주식형에선 2조1844억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채권형 펀드로는 4조5391억원이 몰렸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 불안한 주식 시장을 피해 채권으로 투자금이 계속 유입된 것이다.

해외 채권도 인기를 끌었다. 5년 기준 해외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4.59%다. 신흥국 경기 부진에 따라 신흥국 채권 수익률이 4.06%로 낮은 편인 점을 제외하면 글로벌(24.55%)·아시아퍼시픽(27.95%)·글로벌하이일드(28.12%) 등 모두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이 같은 기간 신흥국에서 2247억원, 글로벌하이일드채권에서 8397억원 빠져나갔다. 지난해부턴 아시아퍼시픽 쪽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도 설정액이 줄기 시작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수익을 실현하고 빠져 나오는 모양새다. 이에 반해 아시아를 벗어난 글로벌 채권으로 설정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5년 간 2조1638억원이 유입됐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채권이 대세다. 6개월 기준 국내 채권 ETF는 1.04% 수익으로 원금을 보전하는 선에서 선방했다. 국내 주식은 미미하게 0.1% 수익이 줄었고, 해외 주식 ETF는 무려 18.62%나 수익을 까먹었다.

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끄는 주요 요인은 안정성과 수익률 모두에서 주식형 펀드를 앞서기 때문이다. 금리가 떨어지는 동안 증시는 지지부진하며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채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면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더 안정적인 장기물 중심의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를 담은 채권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7월 8일 기준으로 만기 10년 국채를 편입한 NH-아문디 올셋 국채10년인덱스(채권)A의 1년 수익률은 11.47%다. 전체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시장에선 채권형 펀드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부양 압력을 받고 있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한 차례 정도 더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자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연평균 50조~60조원씩 덩치가 커지는데 자산의 60% 내외를 채권에 투자한다. 이들이 채권에 투자하는 액수는 30조~40조원에 달한다. 국고채 물량 대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민연금 외 보험사와 개인연금·퇴직연금의 수요까지 더한다면 국고채 발행 물량이 부족할 정도다.

채권은 멀리 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대수익률을 좌우하는 기준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다. 정기예금이 시중 은행의 채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정기예금은 안전한 만큼 금리가 1.5% 내외로 낮다.

이보다 수익률이 높은 채권은 회사채로 AAA~D 등급까지 18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통상 투자 적격등급은 BBB-이상이다. 회사채와 정기예금 금리와의 차를 플러스 알파 수익으로 보고 투자할 채권을 고르거나, 펀드가 어떤 등급의 채권을 담고 있는지 살피면 된다.

채권을 편입하는 금융상품은 대부분의 자산을 국공채 등 가장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를 공모주나 배당주에 투자한다. 채권 혼합형 펀드는 통상 자산의 90% 내외를 국공채에 투자해서 안전성을 높이고, 나머지 10%를 상대적으로 위험한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해 플러스 알파 효과를 노린다. 삼성증권에선 ‘은행 예금 대신 국공채나 A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등을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채권가격이 고점에 가깝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의 기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어서 하반기에 더 이상 인하할 여력이 부족하단 분석이다. 미국이 하반기 들어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글로벌 채권 가격 역시 하락 반전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도
 
지난해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쪽으로 기조 전환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한 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채권가격 급락세가 예상됐고, 한국 금융시장 역시 채권 투자액이 유출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연준은 금리 인상을 계속 미루며 글로벌 경기 부양 쪽으로 정책방향을 기울였다. 지난 7월 26일부터 이틀 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정례회의에서도 이런 기조는 이어졌다.

FOMC는 기준금리를 현행(0.25~0.50%)대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다만 캔자스시티 연은 에스더 조지 총재만 금리 인상이라는 소수의견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 시작점이 9월로 미뤄진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 시장의 저금리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최저인 연 1.2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채권가격은 유래 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최저 금리로 경제 활력을 키우려는 노력은 보였지만 불안한 경기 탓에 주식 시장으로 투자금이 몰려들진 않았다. 코스피 지수는 2000선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다. 대신 지속적인 금리 인하에 배팅하며 채권 쪽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양새다.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기사 이미지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