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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몽니 ‘달라이 라마 효과’ 한류 덮치나

중앙일보 2016.08.06 07:52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대응이 구체화하면서 ‘달라이 라마 효과’가 한류를 덮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달라이 라마 효과(The Dalai Lama Effect)는 독일의 논문에서 유래한 이론이다.

괴팅겐 대학의 안드레아스 폭스와 닐스 헨드릭 클란 교수는 ‘국제무역에서의 달라이라마 효과(Paying a Visit: The Dalai Lama Effect on International Trade)’라는 연구로 학설을 만들어 냈다.

요약하면 국제 관계에서 중국이 싫어하는 행위를 하면 중국에 의해 경제적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후진타오 시대(2003~2008)에 한 국가의 정상급 지도자가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대중국 수출이 평균 8~1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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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오른쪽).2012년 일본 요코하마 법회에 참석한 그를 현각 스님(왼쪽)이 만나고 있다. [중앙포토]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자치권 확대를 주장하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실질적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주이다. 1951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티베트을 통치하기 시작한 이래로 계속 이어진 티베트 독립운동의 요체이자, 중국의 눈엣가시다.

달라이 라마 효과의 예로는 지난 2008년 중국의 프랑스 항공기 구매 계약 연기를 들 수 있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달라이라마를 만난 뒤 중국은 에어버스 항공기 150대 구매 계약을 연기했다.

2010년에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자, 노르웨이의 대중국 연어 수출이 급감한 것도 달라이 라마 효과의 예시로 등장한다.

한국은 지난 2000년 ‘한ㆍ중 마늘분쟁’의 경험이 있다. 한국 정부가 중국산 마늘의 관세율을 대폭 올리자 중국은 한국산 폴리에틸렌 및 휴대폰 수입을 잠정 중단하는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한국은 관세율을 낮췄다.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서도 중국이 이처럼 달라이 라마 효과로 볼 수 있는 보복 조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사드 배치에 대해 일제히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고, ‘한류’를 차단하려는 듯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5일자 칼럼에서 “안보 문제에 관한 한 중국에 위협이 되는지와 안 되는지는 파란색 파와 하얀색 두부를 구분하는 것만큼이나 쉬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선택은 너무 경솔했고 제멋대로였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광명일보는 사드배치를 ‘한강의 음모’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이 중국과 한국의 관계 악화를 노리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북 지역에서 지지율이 40% 이하로 떨어졌다”고 사드 배치의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서방 언론은 중국이 한국의 한류 스타들에게 보복을 시도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 때문에 춤과 노랫소리를 멈추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중국이 한류스타들의 중국 홍보 행사를 막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속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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