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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사드, 성주군이 새로운 지역 추천하면 검토”

중앙일보 2016.08.05 02:10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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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 대통령은 4일 경북 성주군내 성산포대로 결정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지역을 성주군의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완영 “코앞에 사드, 반발 크다”에
대통령 “사전설명 부족” 양해 구해
국방부, 새 입지 검토 입장 냈지만
청와대는 “이전에 무게 둔 게 아니다”
주민 “완전 철회 때까지 반대 운동”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대구·경북 지역 의원 11명(초선 10명, 재선 1명)과 면담하면서 “성주군민의 불안감을 덜어 드리기 위해 성주군에서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에 대해 정밀하게 조사·검토를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상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자파는 미리 검증했었고 주민 안전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그런데도 성주군에서 새로운 지역을 제안하면 충분히 검토하고 그 결과를 반드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면담에 참석한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의원은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산포대는 성주 읍민들이 자고 일어나면 보이는 앞산”이라며 “코앞의 거리에 있어 지역민의 반발이 더욱 크고 투쟁 강도는 더 강해지고 있다고 성주 상황을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군사시설이라 보안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성주는 집성촌과 선영이 있는 곳이어서 사드 배치가 결정되고 나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밤잠을 못 잤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미사일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냥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 발언을 확대해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장소를 바꾸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건 아니다”며 “이미 국방부가 성주 내 다른 지역들을 검토했지만 현 장소가 최적이란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 발언은 요청이 있을 경우 객관적으로 정밀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국방부는 “해당 지자체에서 성주 지역 내 다른 부지의 가용성 검토를 요청한다면 사드 배치 부지의 평가기준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성주군민대책위는 “장소 변경이 아니라 성주군 배치 자체에 반대하기 때문에 완전 철회 때까지 반대운동을 이어 가겠다”고 밝혀 실제로 입지 변경 요청이 있을지 미지수다.

110분간 이어진 면담에선 대구공항 통합 이전도 논의됐다. 박 대통령은 “신공항 발표 이후 대구 시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며 “대구공항 통합 이전은 인근 지역의 소음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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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 정치적 해석 안타까워”=박 대통령은 면담 모두발언에서 “오늘처럼 의원들이 요청해 지역 민심과 현안을 듣는 귀한 자리가 정치적으로 해석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김무성 전 대표가 어제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이 특정 지역 의원들을 만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한 걸 받아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성명을 통해 김 전 대표가 진행 중인 민심탐방 투어를 “짝퉁 배낭여행”이라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대해 지역 의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 뭐가 잘못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출장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도 “대통령이 의원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와 관계없이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충형·채윤경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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