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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타면 값 싼 공유 자동차, 오래 타면 요금 부담

중앙일보 2016.08.05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도로보다 주차장에 둘 때가 더 많은데 모든 사람이 차를 살 필요가 있을까.”

빌린 곳 반납 필수…편도이용 못 해
차 세워둬도 사용 요금 계속 올라가
기름값 보다 비싼 주행요금도 부담

1950년대 스위스 루체른의 한 시골 마을. 짐을 나르거나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차가 필요했던 주민들은 돈을 모아 6대의 자동차를 공동 구매했다. 24시간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살 이유는 없었다. 최소 비용의 최대 행복. 공유차는 이렇게 세상에 처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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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차는 1990년대 서유럽과 미국에서 상업화돼 2000년대 후반 일본을 거쳐 2011년께 한국에 상륙했다. 불황에 따른 실용적 소비생활과 맞아 떨어져 국내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자기 차를 이용하기 어렵거나, 외부에서 급히 차량이 필요한 경우 등 생활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 덕분에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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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공유차 업체인 쏘카와 그린카의 회원 수는 2012년 6만8000명에서 올 상반기엔 360만 명으로 53배, 차량 수도 같은 기간 400대에서 9200대로 23배나 불어났다. 택시보다도 저렴해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 공유차로 퇴근하거나, 회식 후 동료들을 태워주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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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은 불편한 점도 많다. 반납 문제가 대표적이다. 공유차는 차량 이용 후 반드시 원래 있던 곳에 반납해야 한다. 대여지점에서 목적지까지 편도로 이용할 수 없단 뜻이다. 만약 공유차를 빌려 퇴근했다면 반납은 다음날 아침 차를 빌린 회사 근처에 해야 하며, 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새벽 시간의 요금을 물어야 한다. 이 때문에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사용자들의 성토도 적잖다.

실제 경기도 동탄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쏘카의 ‘레이’ 차량으로 543㎞를 주행했다. 총 대여시간은 33시간30분. 그러나 차량을 운행한 시간은 왕복 주행 등을 포함해 9시간 남짓이었다. 차를 이용하지 않은 24시간 30분에 대한 요금을 포함해 대여요금은 총 11만3850원이 나왔다.

여기에 주행요금 9만2310원, 고속도로 통행료 9150원 등 소요된 비용은 21만5310원. 렌터카로부터 준준형 차를 빌려 같은 구간·시간을 이용했다고 가정해 견적을 냈더니 15만원 안팎이 나왔다. 장기·장거리를 이용할 때는 렌터카보다 공유차가 비싼 셈이다. 속초에 도착해 공유차를 반납하고, 이튿날 다시 빌려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공유차 업체들도 이런 문제가 공유차 서비스의 확산을 가로막는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쏘카는 직원이 대여 차량을 배달하고 반납하는 ‘도어 투 도어(D2D)’ 서비스를, 그린카는 추가 요금을 내면 아무 곳에나 반납해도 되는 ‘프리존’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서비스 가능 지역이 서울·경기의 일부 지역에 제한돼 지방 여행이나 출장 시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쏘카는 대여·반납 공간을 늘리기 위해 7월부터 ‘제로카셰어링’ 서비스도 시행하고 나섰다. 공유차로 등록한다는 조건으로 아반떼AD를 월 19만8000원에 빌려주는 서비스다. 취·등록세, 보험료도 없다. 아반떼AD 최상위 모델의 감가상각비가 월 20만1250원인 점을 고려하면 쏘카가 밑지는 장사다. 그만큼 대여·반납 공간 확보가 중요하단 의미다.

공유차의 비싼 주행요금도 고객의 불만을 산다. 공유차는 대여 시간에 비례해 요금을 부과하는 이용료와는 별도로 이용 거리에 따라 주행요금을 청구한다. 일종의 기름값이다. 공유차는 이용자가 사용한 만큼 다시 기름을 채워 다음 사용자에게 넘겨줬다는 것을 확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차 안에 자유롭게 주유할 수 있는 주유카드를 비치해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주유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거리에 비례해 주행요금을 따로 받는다. 문제는 실제 기름값에 비해 주행요금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점이다.

쏘카 레이의 경우 ㎞당 170원(7월 초 기준)의 주행요금을 받는다. 레이 1.0 가솔린 모델의 평균 연비는 L당 14㎞. L당 2380원을 무는 셈이다. 이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440원이었으니 L당 940원(65%) 비싸게 받는 셈이다. 쏘카 관계자는 “대부분 (운전자의) 주행환경과 운전습관이 연비에 불리한 조건이라 공인연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레이의 최저 연비를 10㎞라고 가정해도 기름값을 260원 비싸게 받는 셈이다.

‘내 차 아니야’란 사용자들의 안일한 태도도 공유차 서비스를 불편하게 한다. 공유차를 빌리면 차 외부의 스크래치나 과자부스러기 등 차 내부의 오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공유차 업체는 실내에 청소 봉투를 두는 한편 청소를 할 경우 할인쿠폰을 제공하지만,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공유차 업체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와 달리 차량을 이용할 때마다 수리·점검을 하지는 않는다”며 “여러 사람이 공유차를 쾌적하게 이용하기 위해 서로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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