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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상계동이나 구로동이나

중앙일보 2016.08.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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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사드를 성주군의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성주군의 중심부를 지나는 레이더빔에 대한 유해성 우려를 덜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겁니다. 성주군의 면적은 616㎢로 서울(605㎢)보다 조금 넓습니다. 서울에 비유하자면 종로 한 복판에서 상계동이나 구로동쯤으로 옮길 수 있다는 얘기나 비슷합니다.

성주군 주민들이 그 정도에 물러설 것으론 보이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에도 철회될 때까지 반대한다는 입장이 대세입니다. 게다가 처음 발표할 때 성산포대를 최적지라고 해놓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는 인상을 주고 말았습니다. 이해당사자들이 세게 들고 일어날 때마다 정부가 주춤주춤 물러서거나 결정을 뒤집는다면 책임과 권위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관련기사  박 대통령 "성주 내에서 사드 배치 장소 이동 검토"

그 와중에 더민주당 초선의원 6명이 중국을 방문해 현지 학자들과 사드 문제를 논의한다고 합니다. 사드에 부정적인 야당 의원들이 사드라면 펄펄 뛰는 중국 관변학자들과 무슨 대책을 논의할 지 궁금합니다. 이미 더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전날 "사드 배치로 북한이 추가 도발해도 우린 할 말이 없게 됐다"고 했습니다. 더민주당이 사드 반대 당론을 공식화하는 건 이젠 시간문제일까요.

2018년부터 전국적으로 주택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 전망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올해부터 2018년까지 필요한 주택은 65만 가구인데, 공급은 99만 가구에 달한다 합니다. 공급이 넘치면 가격이 떨어집니다. 집을 담보로 은행빚을 쓴 사람들은 무척 난처해집니다. 자산 디플레는 소비를 얼어붙게 만듭니다. 경기 회복은 자꾸 더뎌지겠지요. 정부와 건설사 모두 수요와 공급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탓이 큽니다. 2018년이면 새 정권이 출범하는 해입니다. 정권 초반부터 경제여건이 만만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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