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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3mm 심장동맥, 손금 보듯 들여다본다

중앙일보 2016.08.0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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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 내시현미경 시스템으로 복원한 돼지 관상동맥(좌측)과 기존 방식으로 복원한 돼지 관상동맥(우측)

직경이 불과 3mm~6mm인 심장동맥(coronary artery·관상동맥) 내부를 실제 모습과 똑같이 촬영해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 동맥 중에서 가장 관찰이 어려운 심장동맥을 손금 들여다보듯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장동맥 정밀하게 볼 수 있는 내시경 개발
KAIST 오왕열 교수팀 개발 기술
심장 한번 ‘쿵쾅’ 전 심장동맥 찍어

오왕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4일 “심장동맥의 모습을 왜곡하지 않고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내시(현미)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심장 표면에서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동맥은 대동맥·경동맥 등 다른 동맥에 비해 가장 시각화(imaging)가 어려웠다. 심장이 뛰면 피가 지나가면서 혈관이 수축하거나 팽창하면서 혈관이 크게 요동치기 때문이다.

통상 동맥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동맥경화 등 질환으로 혈관의 특정 부분이 좁아져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심장이 뛰어 혈관이 수축하는 순간 사진을 촬영할 경우 사진만으로는 혈관이 질환 때문에 좁아졌는지 아니면 심장박동 때문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심장이 뛰는 속도보다 혈관을 촬영하는 고화질 카메라의 셔터 누르는 속도(셔터스피드)가 빨라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심혈관을 촬영하는 기술 중 지금까지 가장 셔터스피드가 빠른 기술(광단층영상기술·OCT)도 기껏 초당 100장 정도만 촬영이 가능했다. 동맥경화 등을 판단하려면 혈관이 좁아진 걸로 의심되는 4cm에서 7cm 길이의 심장동맥을 촬영해야 한다. 그런데 초당 100장짜리 카메라가 7cm를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는 데는 모두 3~5초 정도가 걸린다. 인간의 평균적인 분당 심박수(60~100회)를 고려하면, 혈관을 촬영하는 동안 심장이 서너번 정도 뛴다는 의미다.

오왕열 교수팀이 개발한 '3차원 관상동맥 OCT 이미징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셔터스피드를 5~6배 정도나 빠르다. 초당 500장을 촬영할 수 있다. 이정도면 7cm 길이의 관상동맥을 모두 촬영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0.7초로 줄일 수 있다. 심장이 한 번 ‘쿵쾅’ 뛰기 전에 원하는 부위의 혈관을 흔들림없이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JACC Cardiovascular Imaging) 5월호에 게재됐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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