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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욕구 자제해야” 대법원장 주문 하루만에 ‘부장판사 성매매’

중앙일보 2016.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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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중앙포토]

“법관은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얻기 위해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욕구를 자제하거나 포기하기도 해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1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신임법관 임명식에서 한 말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 청사에서 로스쿨 출신 신임법관 26명에게 ”법관은 투철한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없이는 진정한 법관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법원 내부에선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새내기’ 법관들에는 법관으로서의 자세를, 현직 판사들에겐 ‘법관의 길’을 환기 시킨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양 대법원장의 이 같은 주문은 부장판사의 ‘성매매 사건’이 터지며 하루만에 그 의미가 무색케 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법원행정처 A 부장판사(45)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A 부장판사는 2일 저녁 11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법원장이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욕구를 포기하기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다음날이다. 경찰 조사에서 A 부장판사는 성매매 사실을 시인 했다고 한다.

파문이 커지면서 법원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특히 ‘사법 엘리트’로 꼽히는 법원행정처 부장판사가 성매매 혐의로 입건 됐다는 사실에 동료 법관들도 동요하고 있다. A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B 부장판사는 ”실력 있고 촉망 받는 판사가 추문에 휩싸여 안타깝다“며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는 대법원 청사에 자리할 만큼 상징적인 곳“이라며 ”그런 곳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부장판사의 성매매 사건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A 부장판사는 3일 오후 대법원에 사의를 밝혔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는 A 부장판사의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매수자의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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