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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통령 TK 면담’ 비판…친박 “그런 말이 선거용”

중앙일보 2016.08.04 01:37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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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구·경북(TK) 지역 의원 11명을 만난다고 청와대가 3일 밝혔다.

김 “전대 앞 특정 지역 만남은 잘못”
“대통령 되면 총리는 전라도” 발언도
당내선 “박 대통령과 다른 길 시사”
청와대 “사드 면담은 전대와 무관”
친박 “김, 비박 지원 그만하라” 공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포대의 경북 성주 배치에 대한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라고 한다. 참석자는 김정재·김석기·백승주·이만희·장석춘·최교일(이상 경북), 곽대훈·곽상도·정태옥·추경호(이상 대구) 의원 등 새누리당 초선 의원 10명과 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의원 등이다.

하지만 이 면담을 두고 김무성(얼굴) 전 대표가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이 특정 지역 의원들을 만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해 박 대통령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벌어졌다.

전국 민생투어 중인 김 전 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기자들에게 “이번에 비주류가 당 대표가 되는 게 새누리당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가 박 대통령을 겨냥해 비판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당내에선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해 박 대통령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14일 지지자 15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약점이 잡힌 것이 아니냐’, ‘병신’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집권 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참고 참고 또 참았다”고 했을 정도로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조심해 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대통령을 비판한 것 아니냐”고 재차 묻자 “비판이라기보다 (시점상) 충분히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제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박계는 박 대통령의 TK 의원 면담에 대해 대통령이 의원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당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박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불과 닷새 앞두고 TK 의원들을 만난다”며 “대통령을 면전에서 보고 난 후 어떻게 영향을 안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비박계 의원은 “이번 면담은 청와대가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는 얘기도 있다”며 “TK 의원들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전대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생각하더라”고 주장했다. TK 선거인단은 전체 선거인단의 21.3%(34만7400여 명 중 7만3900여 명)를 차지한다.

하지만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국정 현안인 사드 체계 성주 배치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전당대회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라며 선을 그었다. 친박계 한 의원은 “김 전 대표가 오히려 박 대통령의 국정 행위를 전대 선거용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하는 게 아닌가”라며 “민생투어 중인 김 전 대표가 몸은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면서 마음은 콩밭(전당대회)에 가 있는 모양새”라고 비꼬았다.

친박계 최고위원 후보인 조원진 의원은 전주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를 지낸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김 전 대표가 비박계 단일화를 종용하고 지지하겠다고 하는데 다음 지도부가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느냐”며 “김 전 대표는 밖에서 이런 행위를 당장 그만두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지역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선 “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 총리를 무조건 전라도 사람으로 하겠다”는 말도 했다. 호남 차별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충형 기자, 전주=박유미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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