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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소화불량…값 내리고 월세도 미끄럼

중앙일보 2016.08.04 01:19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7번 출구를 빠져나오자 대규모 오피스텔촌이 한눈에 들어왔다. 5호선 발산역 방향으로 20여 개의 오피스텔 단지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최근 1년 사이에 입주한 곳이다. 그러다 보니 월세는 약세였다.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의 전용면적 23㎡형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두 달 전보다 10만원 떨어진 50만원 선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진형숙 대표는 “공실(빈방)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월세를 낮춰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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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가 몰렸지만, 임대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세전)은 연평균 5.14%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02년 8%대를 기록한 뒤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도 역시 연평균 5.49%까지 떨어졌다.

저금리 타고 한해 평균 4만실 공급
서울 임대 수익률 역대 최저 수준
일부 지역 분양가 이하 매물 나와

저금리 기조와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오피스텔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 3년간 전국에서 한 해 평균 3만9000여 실이 입주했다. 올해도 3만9000여 실이, 내년엔 4만2000여 실이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이 중 60~7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수요보다 공급 증가 속도가 빨라 일부 지역에서 공급 과잉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대규모 개발계획이 잡힌 지역이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기업 입주 등 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전에 오피스텔이 대량 공급된 탓에 임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5000실 넘게 입주하는 서울 마곡지구의 경우 월세가 약세다. 오피스텔 밀집 지역인 송파구 문정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송파 푸르지오시티’ 29㎡형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가 1년 전보다 15만~20만원 내린 75만원 선이다. 마곡지구나 고양시 삼송지구 등 일부 지역에선 분양가보다 500만원 싼 매물도 나온다. 입주 물량이 늘면서 기대만큼 임대 수입을 얻기 어렵다고 본 집주인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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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대규모 입주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수익률 하락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예컨대 내년 경기도에는 올해(예정 포함)의 두 배가 넘는 1만4000여 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점점 오르는 몸값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 지난 5월 말 기준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 가격은 3.3㎡당 1000만원(부동산114 조사)으로, 2002년 이후 매년 오름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임대료는 큰 변화가 없는데 매매가는 오르고 있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오피스텔(주거용)에도 중도금 대출보증 건수 2건, 보증 한도 6억원 제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매매 여건도 나빠졌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보증 건수·금액이 제한되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한도가 차면 오피스텔 보증을 받지 못한다. 특히 오피스텔 여러 채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고 투자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수익률이 은행 예금 금리(1.5% 내외)의 3배를 넘는다. 저금리 상황에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이유다. 부동산정보분석업체인 에프알인베스트먼트의 안민석 연구원은 “지역·상품별로 수익성 차별화가 커질 것”이라며 “투자에 앞서 입지나 주변 임대 수요를 확인해 기대수익률을 잘 따져 본 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의영·함승민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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