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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신진서 8연승…작년 하위팀 정관장 선두 돌풍

중앙일보 2016.08.04 00:45 종합 25면 지면보기
바둑의 묘는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승부들이 쏟아졌다. 정규리그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했고 새로운 기록들이 나왔다. 다음주 정규리그 절반의 승부를 마치는 KB리그를 중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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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리그 최연소 주장인 신진서 6단이 8연승을 달리며 팀의 1위를 견인했다. [사진 한국기원]

① 최연소 주장의 대활약=정관장황진단 팀의 신진서(16) 6단은 KB리그 사상 최연소 주장이다. 신진서 6단을 제외한 나머지 8명 주장의 평균 나이는 29세. 신 6단은 주장 가운데 둘째로 나이가 어린 박정환(23) 9단과도 일곱 살 차이가 난다. 그런데 까마득한 후배가 국내 랭킹 1위 박정환 9단을 포함해 선배 기사들을 연달아 물리치고 KB리그 8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 기세라면 기록 경신도 꿈꿔 볼 수 있을 것 같다. KB리그 최다연승 기록은 2014년 박정환 9단의 12연승이다.

1패 뒤 7연승…최다연승 도전
2~7위 1경기차, PO티켓 대혼전
이세돌·김정현 150분 최장 대국
바둑돌 리필 하며 391수까지 둬

② 작년 8위 팀의 비상=정관장황진단 팀은 지난해 KB리그에서 9개 팀 가운데 8위였다. 꼴찌에 가까웠던 팀이 올해는 압도적인 1위를 하며 이변의 중심에 섰다. 현재 전적은 7승 1패. 1라운드 1경기에서 한 번 패배한 뒤로 7연승을 했는데, 이는 팀의 최다연승 기록 공동 1위다(2012년 한게임 팀이 7연승했다). 연승 행진은 현재진행형이다. 신진서 6단, 이창호 9단, 박진솔 7단이 든든하게 팀을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정관장황진단 팀이 새로운 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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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리그 최장 수순을 기록한 이세돌 9단(왼쪽)과 김정현 6단의 대국 장면. [사진 한국기원]

③ 최장 수순의 대국=30일 KB리그 8라운드 3경기에서는 이색적인 대국이 벌어졌다. 신안천일염 팀의 이세돌 9단과 화성시코리요 팀의 김정현 6단이 장장 2시간30분 동안 391수의 수순을 둔 것. KB리그 사상 최장 수순의 대국이었다. 보통 대국이 250~300수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긴 셈이다. 바둑이 길어진 것은 불리해진 이세돌 9단이 곳곳에서 패싸움을 걸어가면서 계속 패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하도 패싸움을 하느라 바둑돌이 모자라 대국 도중 급히 바둑돌을 보충하는 일까지 생겼다. 패싸움 결과 수북이 쌓인 사석은 이세돌 9단이 60개, 김정현 6단이 44개. 계가에서는 상대방 집을 메우고도 남은 사석의 개수로 승패를 가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결과는 김정현 6단의 3집 반 승리였다.

④ 여자 선수의 가능성=올해 KB리그에는 4년 만에 여자 선수가 등판했다. 국내 여자 랭킹 1위 최정 6단이 신생팀 BGF리테일의 5지명으로 참가한 것. 2004년 KB리그 출범 이래 여섯 번째 여자 선수다. 여자 선수들의 참가가 쉽지 않은 KB리그에서 최정 6단은 박승화 7단, 윤준상 9단을 꺾으며 2연승을 달리고 있다. BGF리테일의 감독 백대현 9단은 “최정 6단이 중요한 대국에서 승리하며 팀의 전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최 6단의 출전 기회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올해 KB리그 정규리그의 결과는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1위 정관장황진단 팀을 제외하고는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거의 없다. 정관장황진단 팀의 뒤를 이어 3개 팀(BGF리테일CU·화성시코리요·SK엔크린)이 4승3패, 3개 팀(티브로드·포스코켐텍·킥스)이 3승4패를 기록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9개 팀의 불꽃 튀는 경쟁은 10월까지 계속된다.
 
◆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총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툰다. 총 규모 37억원으로 국내 단일 기전 중 최대다. 우승 상금 2억원, 준우승 상금 1억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매주 목~일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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