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깨진 유리창 정책’ 신봉자…뉴욕 범죄율 크게 낮춰

중앙일보 2016.08.04 00:27 종합 27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뉴욕 경찰의 상징적 존재였던 빌 브래튼(68·사진) 경찰청장이 다음달 물러난다. 그는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 계획을 밝혔다. 후임으론 제임스 오닐(58) 뉴욕경찰 본부장이 지명됐다.

퇴임하는 뉴욕 경찰청장 브래튼
말단 경찰관으로 출발 성공신화
‘에릭 가너 사건’으로 흑인 원성 사

브래튼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열정을 갖고 정부와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지전적 경찰관이다. 1970년 고향 보스턴에서 말단 경찰관으로 시작해 보스턴·뉴욕·LA의 경찰 수장을 역임했다. 뉴욕 경찰청장은 94~96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는 가는 곳마다 범죄율을 크게 낮춰 명성을 쌓았다.

브래튼은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정책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동네에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범죄가 확산된다는 범죄학이론에 따라 경범죄를 엄하게 단속하는 정책이다. 90년대 중반 첫 번째 뉴욕 경찰청장 시절, 공화당 출신의 줄리아니 시장과 함께 뉴욕시의 ‘범죄와의 전쟁’을 이끌때도 이 정책을 전면에 앞세웠다.

그러나 경범죄에 대한 강경대응은 많은 비판을 낳았다.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이 주로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2014년 두 번째로 뉴욕경찰청장을 맡은 브래튼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해 테러의 위협 속에 뉴욕 치안을 무난하게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임 7개월 만에 발생한 에릭 가너 사건은 그에게 시련을 안겼다. 낱개담배를 팔던 흑인 가너가 체포과정에서 경찰관들에 의해 목 졸려 죽은 사건은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촉발시켰다.

브래튼은 앞으로 민간분야에서 일할 계획이다. NBC 방송은 “브래튼의 사임은 대량 투옥과 범죄율 급락으로 압축되는 한 시대의 마감을 알린다”고 보도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