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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살 차이 커플이 가장 오래간다고? 틀렸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6.08.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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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이상적인 커플의 나이 차이는 1살 차라는 기사가 나와 화제입니다. 한 살 차이 나는 커플들은 쾌재를 불렀을 테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커플들은 좀 기분이 나쁠 법한 기사였습니다.

이혼율과 커플의 특성을 비교한 미국 에모리 대학 연구팀의 2014년 연구 결과를 소개한 외신 기사를 몇몇 국내 매체가 번역해 전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연구팀은 미국에 거주중인 3000명을 조사했습니다. 주로 경제력에 따른 이혼율을 중점적으로 비교 연구했습니다. 수입은 얼마인지, 결혼 비용은 얼마인지, 정규직인지 등에 초점을 뒀습니다.
 
그런데 미시간 주립 대학의 컴퓨터공학자 랜들 올슨이 이 연구진의 기초 자료, 그러니까 로 데이터(raw data)를 모두 내려받아 나이차에 따른 이혼율을 추출해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며칠 전 국내에 기사로 소개된 내용의 바탕이 됐습니다.

올슨이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나이 차이가 클수록 이혼율이 높아집니다. 나이차가 1년인 커플은 이혼율이 3% 높습니다. 유의할 점은 3% 포인트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비교하려면 대상이 있어야겠죠. 그 대상은 바로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즉, 헤어질 가능성이 가장 낮은 커플은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1살 차이 나는 커플들께 죄송하지만, 며칠 전 소개된 기사는 연구 결과를 잘못 풀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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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헤어지는 확률도 잘못 설명돼 있습니다. 20살 차이가 나면 95% 확률로 헤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100쌍이 결혼해서 95쌍이 이혼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연구 결과를 보면, 5살 차이가 나는 커플은 동갑내기 커플에 비해 이혼율이 18% 높고 10살 차이는 39% 높습니다. 20살 차이가 나면 무려 95% 높으며, 30살 차이 커플은 172%가 높은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는 헤어지는 확률, 이혼율이 아닙니다. 동갑내기 커플에 비해 이혼율이 얼마나 높으냐를 비교한 수치입니다.
 
따라서 20살 차이가 나는 커플은 동갑내기 커플에 비해 헤어질 가능성이 2배쯤 된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풀어쓰니 95%라는 숫자가 주는 엄청난 느낌보다는 덜하시죠?

그러니 나이 차이가 좀 있는 커플도 낙심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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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같은 연구에서 나온 다른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습니다. 일단 이 연구는 ‘결혼한’ 커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니 연인 사이에 딱 적용하긴 힘듭니다만, 이런 결과가 있습니다.

프러포즈를 하기 전 연애한 기간이 얼마냐에 따라서도 이혼율이 달라집니다. 1년이 안 된 커플에 비해 1~2년 연애한 커플의 이혼율이 20% 낮습니다. 3년 이상이 커플은 39%가 낮습니다. 오래 연애하면 헤어지는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는 거죠. 혹은 헤어질 가능성이 애초에 낮은, 잘 맞는 커플이니 오래 사귄 뒤 결혼한 걸 수도 있고요.

돈을 많이 보는 사람과 외모를 많이 보는 사람에 대한 결과도 있습니다. 돈도 안보고 외모도 안 보는 사람에 비해 돈을 중시하는 사람은 이혼율이 18% 높습니다. 하지만 외모를 많이 보는 사람은 무려 40%가 높습니다.

그러니까, 외모를 많이 보는 분이라면 동갑내기를 만나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이라면 오래 만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이도저도 아니면 통계는 통계일 뿐, 모든 사례에 일괄 적용은 힘들다는 점을 위로 삼으세요. 물론 이 연구는 미국에서 이뤄졌습니다. 그 점 꼭 유념하시고요.

박범준 인턴기자 park.beom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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