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독교' 정서 타고 신비주의 확산하며 논란 일으켜
사탄의 신전은 지부가 있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파노라마 시의 체이스 스트리트 초등학교를 비롯해 애틀랜타, 워싱턴DC 등의 초등학교 9곳을 방과후 교실 프로그램 개설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사탄의 신전` 심볼. 거꾸로 된 오각별과 뿔 달린 염소 머리는 사탄교의 공통 상징이다. [사진 `사탄의 신전` 홈페이지]
사탄의 신전은 '사탄 클럽'이 악마를 숭배하는 종교 프로그램이 아니라 과학적 합리주의를 강조하는 철학 수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종교적 이데올로기를 교육하는 굿 뉴스 클럽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사탄의 신전은 최근 대중화를 꾀하면서 곳곳에서 논란을 일으켜왔다. 지난 2월에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 시의회가 주최하는 기도회 행사에 사탄의 신전 신도들의 참석을 허용해 논란이 빚어졌다. 2013년 11월에는 오클라호마 주의회 의사당 앞에 사탄교의 상징인 바포메트(염소의 모습을 한 악마. 일명 '사바트의 염소') 조형물 건립을 추진하려다 기독교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내에도 인터넷 커뮤니티 형태로 여러 그룹 활동
2012년에 인터넷 카페로 개설된 '바포교 클럽(Baphogyo club of Baphomet)'이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최초 사탄교' 타이틀을 갖고 있는 '대한사탄교'도 있다. 이들은 대체로 영미권 사탄교 관련 자료들을 우리말로 번역해 회원들과 공유한다. 각 단체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사탄을 유일신으로 숭배하고 기독교적 세계관과 교리를 부정하고 있다.
'사탄'이란 명칭의 기원은 성서에서 비롯됐다. 초자연적 존재로서 귀신들의 우두머리를 지칭하는데, 기독교에선 타락한 천사장 루시퍼로 보고 있다. '바알세불', '아바돈', '아볼루온' 등 다양하게 불린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사탄교 그룹들은 영적 수련과 주술, 초능력, 흑마법, 외계인, 프리메이슨 등 음모론과 신비주의에 탐닉하는 경향이 짙다. 기독교적 가치관과 이데올로기를 반대하고 과학적 합리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계 사탄교와 다소 성격이 다르다.
전 세계에서 사탄교 활동 인구는 수만 명 이내로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수십 명씩 가입된 소규모 커뮤니티들이 각자 온라인에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체계화한 종교 형태를 갖추긴 했으나 규모 등에선 아직까지 신비주의 매니어 동호회 성격이 더 크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