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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이버안보법 정부 입법 추진

중앙일보 2016.08.03 01:55 종합 4면 지면보기
북한이 외교안보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e메일을 해킹하는 등 사이버 위협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입법으로 국가사이버안보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 국정원 관계자는 2일 “법안을 만들기 위해 부처 간 의견을 조율 중이며 조만간 정부안이 나올 예정”이라며 “현재 국방부·외교부·경찰청 등 관련 부처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사이버테러방지법보다 완화
핵심 쟁점인 ‘위협정보공유센터’
국정원 아닌 국무조정실 산하로

국정원 법안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 중인 사이버테러방지법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사이버 위협정보의 관리를 국무조정실 소속 사이버위협정보공유센터가 맡는다. 기존의 여당이 발의한 유사법안인 사이버테러방지법은 이 센터를 국정원에 두기로 해 논란을 빚었다. 야당과 시민단체, 업계 등에서 국정원에 권한이 집중된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법안에선 특히 국방 관련 사이버 안보사항은 국방부 장관이 직접 담당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국방 분야에 대한 특례 조항’이다. 이는 국군기무사령부·국군정보사령부 등 군 정보기관의 독자적인 활동을 보장해 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법안은 또 사이버 안보업무의 체계화를 위해 정부가 3년마다 사이버 안보 기본계획을 세우고 시행토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이버 공격에 맞서 국가 차원에서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정보를 유관 부처가 효율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정부 관계자는 “국정원이 추진하는 법안은 기존의 여당 법안보다 다소 완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정원이 마련 중인 새 법안의 국회 통과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주도의 사이버 테러 대응이 기업의 영업 비밀과 자율성 등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지난 5월 말 국정원 소속으로 국가사이버안보센터를 두는 것을 골자로 한 ‘국가 사이버 안보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당시 “현지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이 민간과 공공 부문으로 분리돼 있어 효율적인 대처가 어렵다. 이를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정용수·유지혜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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