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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명의 생생한 목소리…한국 힙합 20년 족보 만들다

중앙일보 2016.08.02 00:49 종합 22면 지면보기
통상 여름은 걸그룹이 활약하는 시즌으로 여겨졌지만 올해는 힙합이 대세다. Mnet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가 끝나자 ‘언프리티랩스타3’가 바통을 이어받고, ‘Day Day’ ‘Forever’ ‘미친놈’ 등 방송에 등장했던 곡들이 가요 차트에 줄지어 등장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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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인기 속에 힙합 아티스트 42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한국 힙합사를 정리한 책 『힙합하다1, 2』(안나푸르나)가 출간됐다. 저자는 스스로 힙합팬이라고 소개하는 송명선(30·사진)씨.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커뮤니케이션 박사학위 논문 ‘한국, 힙합: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의 한국 힙합’을 책으로 엮었다.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힙합의 매력이 어필하면서 힙합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죠. 지금은 MIT에 있는 이안 콘드리 교수가 자신의 예일대 박사 논문을 기초로 한 『Hip-Hop Japan』을 쓴 게 2006년이었어요. 이제는 문화적으로도 한국 힙합에 관한 학문적 저술이 나올 만한 분위기가 무르익은 거 같아요.”

그는 2014년부터 2년간 42명의 아티스트를 만나 라이프 타임라인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규 1집 발매 혹은 이에 상응하는 경력을 가지고 꾸준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를 기준으로 했다. “힙합을 만드는 이들의 얘기를 진솔하게 듣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페이스북 타임라인 형식으로 기록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4절 스케치북과 네임펜 12색 세트를 드리고 직접 작성할 시간을 드렸습니다.”

책은 거미줄처럼 얽힌 국내 힙합의 구도를 그려간다. 1997년 PC통신 흑인음악 동호회 ‘블렉스’를 운영하던 MC메타는 그해 국내 첫 힙합 앨범 ‘검은 소리, 첫번째 소리’를 MP3로 발매한다. 이후 홍대 클럽 마스터플랜에서 프리스타일 랩을 하던 나찰을 발견해 가리온이라는 팀을 꾸린다. 이들이 하자센터에서 힙합 강좌를 진행하며 만난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하고, 이에 키비·더 콰이엇 등이 합류해 소울컴퍼니 레이블을 설립하는 식이다. 현재는 일리네어·정글엔터테인먼트·아메바컬처 등 다양한 레이블이 운영되고 있다.

송씨는 “1세대들이 남과 다르기 위해 혹은 편견을 깨기 위해 등의 이유로 힙합을 시작했다면, 젊은 리스너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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