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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면세자…연봉 4000~5000만원대 면세자 13배 증가

중앙일보 2016.07.3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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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근로자가 지난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중심으로 바꾼 세제 개편 이후 샐러리맨의 주머니만 턴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가 급히 공제 제도를 확대한 영향 때문이다.

31일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월간 재정포럼 7월호에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중 세금을 내지 않는 과세미달자 비중은 2014년 소득 기준 48.1%를 기록했다. 2006년 47.6%를 나타냈던 이 비중은 이후 감소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0%대를 유지했으나 2014년에 다시 급증했다. 저 연봉자는 물론 소득이 비교적 많은 근로자 중에서도 세금 면제자가 늘었다. 총급여 4000만∼5000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면세자 비율이 2013년 1.5%(1만8475명)였으나 2014년 17.8%(23만5144명)로 13배 증가했다. 심지어 1억원 이상 급여를 받는 고액 연봉자 중에서도 2014년 소득 기준 0.27%(1441명)이 세금을 내지 않았다. 그 비율이 27% 커졌다. 의료비나 기부금 등을 통해 공제를 받아 근로소득세를 면제 받은 억대 연봉자가 늘어난 것이다.

김 위원은 “연말정산 대란을 무마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4월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2014년 귀속 기준 과세미달자가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말정산 혜택 축소로 불만이 커지자 지난해 4월 자녀세액공제, 근로소득세액공제 등을 확대하는 내용의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2014년 소득분부터 소급 적용했다.

한국의 근로자 면세자 비율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미국 근로자 중 면세자 비율은 2013년 기준 35.8%, 캐나다는 33.5%로 우리나라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다. 영국(2.9%)에 비하면 한국의 면세자가 16배 더 많다. 무엇보다 근로자 면세 비중이 자영업자(23.1%)보다 크게 높아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은 “근로자의 면세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건 조세 원칙은 물론 헌법에 명시된 국민 개세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근로소득자의 과세미달자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의 면세비율이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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