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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여, 꿈을 꿔라

중앙선데이 2016.07.31 00:09 490호 31면 지면보기
외국 손님, 한국 동료와 함께 점심 먹으러 갔을 때의 일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주문하는 데는 5분도 채 안 걸렸는데 나를 포함한 외국인들은 한참 걸렸다. 한국 사람들은 다 같은 메뉴를 고른 반면 외국인들은 서로 다른 음식을 시켰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 보지 않는 외국인들조차 한국 사람들은 남과 비슷하게 행동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는 지난 세기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 집단주의(conformity) 가 센 나라다. 집단주의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새로운 음료수가 출시되면 어김없이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마셔 봐야 한다. 혹은 새로운 패션이 나왔는데도 따라가지 않는다면 센스가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외국인의 눈

솔직히 말하면 한국 사람들도 남과 똑같이 하는 민족적인 특징에 대해서 반성하고 농담도 많이 한다. 그런데 농담도 농담이지만 이 특징의 밝지 않은 면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새로 나온 것이 ‘나 자신에게 맞는지, 내 성격과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않고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처럼 보인다.



한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하는 경향이 얼마나 깊은지는 젊은 세대가 꾸는 꿈에서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서로 다른 만큼 꾸는 꿈도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이러한 추정을 가지고 만나는 젊은 사람들에게 꾸는 꿈이 뭐냐 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내가 출발한 추정은 크게 틀렸다.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대답이 압도적이었고 (70% 이상) 그 다음으로는 무인도에 가고 싶다거나 쉬고 싶다는 대답이었다. 좋은 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대답은 1~2%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보통 서양 문화에서 꿈은 무엇인가 크고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개인의 생각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내가 접한 대답은 아주 현실적이었고 가까운 미래로만 향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다양하지가 않았다. 혹시 한국의 교육이 창조적인 마인드를 형성하기보다 대중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은 큰 그림을 그리고 다양하고 창조적인 접근방법을 찾는 능력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개인의 미래도 그렇고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창조적인 미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 사람도 꿈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인 환경은 개인의 꿈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은 사회적인 트렌드에 얽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리나 코르군한국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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