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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경영 신시장 개척하다] 짙어지는 저성장 그늘 … 기업마다 ‘미래 먹거리 찾기’ 안간힘

중앙일보 2016.07.29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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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모바일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 본사의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품질 향상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덫에 걸렸다. 한국은행·아시아개발은행 등 국내외 주요기관의 진단에 따르면 올해는 물론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대다. 그나마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내놓은 내년도 전망치를 최근 0.1%포인트 상향 조정해 겨우 3.0%를 턱걸이를 한 정도다. 올해와 내년이 모두 2%대 성장에 그친다면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동안 7번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하고 18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는 등 대외 상황도 좋지 않다. 중국의 수입 규제, 유럽연합의 보호무역 등도 우려된다.

경제 성장률 전망, 수출도 내리막
브렉시트·보호무역 등 악재 계속
대기업들 변화 따른 혁신 공감대
해외진출·신사업 등으로 눈돌려

◆기업문화 등 혁신 강조하며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최대 위기 요인으로 ‘신사업 개발 부진’(40.2%)을 꼽았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영 혁신을 해야 하는 점, 새로운 시장 개척을 제때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기업도 이런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수평적인 호칭을 도입하는 등 ‘스타트업(신생 기업) 문화’ 적용을 통한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30일 ‘SK그룹 확대 경영회의’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서든데스’의 시대”라며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개별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산업계도 문제 의식을 같이 한다. 지난 4월 출범한 ‘신산업 민관 협의회’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중심으로 각계 33명이 참여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내년에 생산 시설을 독일로 옮길 예정이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서 아시아 시장으로 공장을 옮긴 지 20여 년 만에 본국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독일은 ‘산업 4.0 시대’를 표방하면서 로봇과 인간의 협업 등 새로운 노동 형태 실험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방향 전환’은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첫 손 꼽힌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BASF)는 원래 오디오·비디오 테이프를 만들던 회사였다. 지금은 전기차용 전지 사업 등 미래 산업으로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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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대신 글로벌시장 공략=국내 주요 대기업도 변화를 통한 생존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내수를 기반으로 했던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시장 전환’ 전략이 대표적이다.

CJ E&M은 2014년 개봉해 국내에서 관객 860만명을 모은 영화 ‘수상한 그녀’를 중국에서 히트시켰다. 3억6500만 위안(약 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같은 영화로 베트남에서 역대 영화 흥행 1위 기록을 세웠다. 올 연말은 태국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개봉 예정이다. 미국 개봉도 추진 중이다. 단 이 영화의 제목은 각각 다르다. 중국은 ‘20세여 다시 한번’, 베트남은 ‘내가 니 할매다’이다. 단지 제목만 바꾼 것이 아니다. 각 국가마다 합작 형태로 새로 영화를 만들었다. 현지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 영화 스태프를 고용해 완전히 현지화했다. 단순히 판권만 파는 것이 아니라 ‘맞춤형 영화’를 새로 만들어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KT 역시 통신이 내수산업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가 LTE’ ‘기가 와이어’ 등을 터키와 스페인 등에 수출했다. 지난달에는 북미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5G 무선접속기술 공동 규격을 만들기로 협약(MOU)을 맺었다. GS샵은 말레이시아·러시아 등 해외 8개국에 홈쇼핑 합작사로 진출해 1조원이 넘는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중국 맥도날드 1300여 명, 아오란 그룹 2000여 명, 난징중마이그룹 4800여 명 등이다.

◆첨단 영역 확장하고 새 사업 진출도=기존 사업을 첨단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LG는 기존 사업에 기반해 자동차 부품과 신에너지 분야에 뛰어들었다. 기존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전자·화학·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계열사가 전기차·스마트카 등 첨단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차·전기차·수소차 등 첨단 자동차 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친환경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기아차는 지난 3월 국내 첫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를 내놓았다. 롯데는 유통·금융·정보기술 등 20여 개 계열사를 온라인으로 하나로 묶는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통합포인트,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등을 도입했다.

새 사업을 추가하는 전략도 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아웃렛 등 대형 점포가 아닌 패션전문점 ‘엘큐브’를 올 3월 서울 홍익대 상권에 열면서 새로운 분야에 뛰어 들었다. 올 하반기에는 세종시에 가구 전문점도 열 예정이다. GS리테일은 K뱅크에 참여하면서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들었고,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을 인수했다. 한화는 삼성 계열사를 인수·합병(M&A)한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올해 매출 41조4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한화는 M&A 결과로 최근 포춘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서 지난해보다 52계단 오른 277위를 차지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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