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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와 한·미·일의 대(對) 중국 구상

온라인 중앙일보 2016.07.24 00:01
미국과 중국, 밀월 끝내고 최악의 갈등 국면에 봉착… 중국과 러시아 봉쇄하는 미국의 원대한 세계전략 시동
 
일본 정부의 고위 외교안보 관료들은 사드의 한국 배치를 한미일 동맹의 새로운 전개로 생각한다. 군사 분야에서는 미국을,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을 중시하는 우리 정부의 ‘밸런스 외교’도 막을 내렸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시대는 오는가? 한국은 외교와 안보, 경제 측면에서 가장 지혜로운 전략을 총동원해야 하는 지점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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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5일 백악관에서 만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남중국해와 사이버 테러 문제로 양국 정상은 최악의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2017년 말까지, 사드(THAAD, 고고도방위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할 것을 확정했다.”

“아시아판 나토 구축의 시발점 된다”

 7월 8일, 한국 국방부의 갑작스러운 이 발표는 어떤 의미로는 아시아의 장래를 결정짓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발표 직후 아베 신조 총리의 측근은 나에게 이렇게 중얼댔다.

“이것은 곧 ‘제1열도선’을 절대로 중국에 건네주지 않는다고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다.”

‘제1열도선’―캄챠카 반도, 일본 열도, 한국, 대만, 필리핀, 대(大)순다 열도를 잇는 남북 라인―은 20세기 전반에는 일본이 지배했다. 그러나 1945년 일본이 패전한 이후, 20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는 계속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러던 것이 21세기에 접어들고 15년이 지나면서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미국은 새롭게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으로 이 같은 중국의 도전에 응수하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사드 도입은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는 것이다”라고 하지만, 일본정부에서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고위관리는 전무하다. 그것이 아니라 제1열도 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양 대국의 ‘3번째 장소에서의 충돌’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곧, 스카보로 숄(중국명 황엔다오, 黃岩島)을 중심으로 한 남중국해, 센카쿠 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釣魚島)를 중심으로 한 동지나해, 그리고 사드배치 이후의 한반도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군사 분야에서는 미국을,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을 중시하는 ‘밸런스 외교’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외교가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이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지금까지의 ‘친중노선’과 ‘결별’했다. 미국은 9월 22일에서 25일까지 시진핑 주석을 국빈으로 초대했다. 같은 시기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후한 대접과는 대조적으로, 후 주석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냉대를 드러냈다.

24일의 공식만찬회 석상에서는 남중국해의 매립 문제와 사이버 테러 문제에 대해 일일이 사례와 데이터를 들어가며 시진핑 주석을 몰아붙였다.
 
중국, ‘세계의 공장’도 ‘세계의 시장’도 한계에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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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을 앞두고 하이난섬 남쪽 파라셀 군도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사진을 전격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의한 남중국해의 매립은, 20세기부터 계속돼온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이며, 미국이 당한 사이버 테러는 중국 정부 및 중국군이 지시했다고 비난했다. 나중에 중국의 외교관계자가 밝힌 바에 의하면,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만큼 서먹서먹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인 25일 오전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다시 남중국해와 사이버 테러 문제로 중국을 비난했다. 그는 “이대로는 BIT(미중무역투자협정)를 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대의 무역 상대국인 미국과의 BIT 체결을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 최고의 목표로 정하고 추진했다. 중국 경제는 덩샤오핑·장쩌민 시대에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발전했고, 후진타오 시대에는 ‘세계의 시장’으로 약진했다.

그러나 이미 ‘세계의 공장’도 ‘세계의 시장’도 한계에 봉착했다. 시진핑 시대에는 ‘세계로의 진출’에 의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열쇠가 되는 것이 미국과의 BIT 체결인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 21번이나 교섭을 거듭해온 ‘중국의 비원’을 쌀쌀하게 퇴짜놓았다. 그리고 나서 “곧 ‘항행의 자유작전’을 시작하겠다”고 시진핑 주석에게 ‘선전 포고’를 한 것이었다.

‘항행의 자유작전’이란, 중국의 남중국해 전역에 대한 ‘점령’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 함정을 ‘데모 행진’시킨다는 것이다. 그전까지 미군은 ‘항행의 자유작전’의 허가를 거듭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해왔다. 일본의 방위성 간부는 미군의 입장에 대해 필자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현재 중국 내에는 약 40발의 ICBM(대륙간 탄도탄)이 미국의 주요도시와 군사기지를 향해 배치돼 있다. 그러나 배치 장소를 모두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에는 미국이 그들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할 것이다. 중국군도 당연히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남중국해를 주목한 것이다. 파라셀(서사) 제도, 스프래들리(난사) 제도, 스카보로 숄(황엔다오)를 잇는 삼각형 안쪽을 지배하고, 그곳에 방공식별권을 설정한다. 그리고 현재 하이난 섬의 싼야(三亞) 군사기지를 모항으로 하고 있는 4척의 ‘진급(晋級)’ 원자력잠수함을 그 삼각형 안에 배치한다. 잠수함에는 장거리 탄도핵미사일을 탑재한다. 이 중국군의 야망이 실현된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국 패권은 붕괴되고 세계는 문자 그대로 미중 양 대국의 2강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다.”

중국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항행의 자유작전’밖에 없다는 것이 미군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시진핑 주석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면서 작전명령에 사인하지 않았다. 변호사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대화 외교’를 중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2015년 9월의 미중 정상회담을 ‘마지막 대화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눈앞의 시 주석이 ‘또 한 명의 푸틴 대통령’으로 비쳤다. 시 주석은 남중국해와 사이버 테러 문제에 관해서, 시종일관 조금의 타협도 보이지 않는 고집스런 태도를 보인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마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련 없다는 듯 대중 강경정책으로 선회했다.

10월 5일, 일본 등 11개국과 TPP(환태평양 파트너십 협정)에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후 오바마 대통령은 역설했다. “중국이 아닌 우리들이 세계경제의 국제규정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미국을 전면 지지하는 동맹국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TPP는 일본과 미국이 리드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자유와 번영의 바다를 이룩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지역의 ‘법의 지배’를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며, 전략적으로도 대단히 큰 의의가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미군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항행의 자유작전’을 감행했다. 요코스카 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구축함 ‘라센’이,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중국이 매립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수비환초(중국명 주비자오, 渚碧礁)의 12해리 안(중국이 자국의 영해라 주장하고 있는 해역)을 항행한 것이다. 미국은 동시에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한시라도 빨리 아베 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일 서방측 국가의 수뇌로는 유일하게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오바마 정권은 박 대통령의 퍼레이드 참석에 대해 지독하게 역정을 냈다. 줄기차게 일본에 대해 과거 문제를 제기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오바마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마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여! 눈을 떠라! 우리의 적은 시진핑이지, 아베 신조가 아니다!”
 
오바마, 일본에 위안부 문제 한국과 타결하도록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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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지난 2월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왕 부장은 당시 케리 장관의 사드 설명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정권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11월 1일 아베 총리와 처음으로 단독 한일 정상회담에 임했다. 계속해서 12월 26일에는 한일 양국 정부간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 오바마는 아베 정권에 대해서도 강한 압력을 행사하며 위안부 문제를 한국과 타결하도록 몰아쳤다.

올해 1월 27일에는 케리 국무장관이 방중하여 왕이 외무장관과 3시간 반에 걸친 격론을 주고받았다. 주요 의제는 중국의 남중국해 매립 문제와, 1월 6일에 ‘수폭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였다. 이때의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이 두 가지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은 타협하지 않았다.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서 왕이 외무장관은 “고대부터 일관되게 중국의 영토영해였으며, 먼 곳의 관계없는 나라(미국)가 내정 간섭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 대화와 교섭에 의한 해결”이라는, 종래 중국 측의 3원칙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중국과는 이제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백악관에서 케리 국무장관에게서 절망적인 베이징 출장의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두 가지 플랜에 대하여 ‘고(go)’ 사인을 보냈다. 하나는 남중국해에서 전개하는 ‘항행의 자유작전’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1월 30일, 미군의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가 파라셀 제도의 트리톤섬(중국명 중젠다오, 中建島)의 12해리 안을 항행했다고 미 국방부가 발표했다.

이것은 춘절을 앞두고 정월 기분에 흥청거리던 중국을 직격했다. 중국으로서는 남중국해 안에서도 본토에서 가장 먼 스프래틀리 군도에 관해서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멋대로 매립공사를 진행해온 탓이다.

그러나 하이난섬에서 약 300㎞밖에 떨어지지 않은 파라셀 제도는 1974년 베트남에서 탈취해 이후 42년간이나 실효 지배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마치 중국 본토에 미군 함정이 들이닥친 것 같은 위기감을 품은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또 하나의 고(go) 사인이, 사드의 한국 배치였다. 2월 7일 북한이 다시 장거리탄도 미사일의 발사 실험을 강행한 날을 기다렸다는 듯, 한미 양군이 합동으로 회견을 열고 “사드배치에 대한 교섭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중국은 더욱 격양되었으며, 관료들의 거리인 ‘중난하이’에서는 음력 정월의 대형 연휴까지 반납되었다. 시진핑 정권은 “사드는 북한의 위협이라는 이름을 빌린 중국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예전에 미국은, ‘이란의 위협에 대항한다’는 구실로 중동에 미사일을 배치했지만, 실제는 러시아를 노린 것이었다. 이번에도 똑같다.”

마침 시진핑 주석은 2월 1일 반세기만에 최대 규모의 인민 해방군 조직 개혁을 막 단행한 참이었다. 이번 개혁은 한마디로 말하면, ‘북방의 육군에서 남방의 해군으로’ 인민해방군의 축을 옮겨간다는 것이다.

사실은 일본의 자위대 역시 같은 개혁을 단행 중이다. 자위대에 20세기의 냉전시대의 ‘가상 적국’은 소련이었다. “소련이 홋카이도에 상륙한다”라는 것을 전제로 자위대가 조직되어 있었다. 그런데 현재는 중국이 ‘가상 적국’이 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이 센카쿠 제도에 상륙한다” 것을 전제로 자위대를 재편성할 필요에 쫓기고 있다.
 
‘북방의 육군에서 남방의 해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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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으로서는 사드가 도입되면 북방의 육군을 줄일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남방 쪽이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 즉 제1 열도선을 둘러싼 미중의 각축이 드디어 한반도에도 불똥이 튀었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이 발표 뒤 한미 양군은 3~4월에 걸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합동 군사연습을 감행했다. 이 연습을 주시하고 있었던 일본 방위성의 간부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이렇게 전했다.

“한미합동 군사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동아시아에 온 항공모함 ‘존·C·스테니스’는 제일 먼저 남중국해의 필리핀 앞바다로 향했으며, 한국 근해에서 벌인 군사연습에 일부 참가한 뒤 곧바로 다시 필리핀 앞바다로 돌아갔다.

4월에는 카터 미국방장관이 필리핀 앞바다에서 이 항공모함에 승선했으며 7월 현재까지 이 항공모함은 필리핀 앞바다에 떠 있다. 즉 항공모함을 동아시아에 파견한 진짜 목적은 한반도가 아니라 남중국해에 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지난 1월 최신예 F22 전투기가 14기나 일본의 미군 기지에 착륙했다.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3기만 있으면 충분한데도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 기지에서 한반도를 향한 것은 단 4기뿐이었다.

나머지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는 물론 상상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남중국해에 투입되었을 것이다. 중국 광둥성 잔장(湛江)의 남해함대본부나, 헤이난성 싼아의 잠수함기지, 중국산 항공모함을 건설 중인 산둥성 칭다오(靑島)의 북해함대 본부 등을 정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지난 3월 31일 상징적인 두 개의 정상회담이 워싱턴의 핵보안·서밋 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첫째는 6번째가 되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다. 이 회담은 예정된 1시간을 크게 넘기며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는데,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의 연장전 같은 ‘난타전’이 되었다.

중국은 사이버 테러 문제를 어느 정도 타협하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미국의 묵인을 기대했다. 그러나 거기에 새롭게 한국의 사드배치 문제가 겹쳐지면서 이미 미중은 수습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정상은 회담 후에 공동 성명을 내놓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같은 날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난타전에 대한 분이 채 식지 않은 상태에서, 1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7번째 한중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지금까지 한중 정상회담의 특징은 예정 시간보다도 빨리 끝난다는 점이었다. 양국 수뇌가 대단히 화기애애한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회담 의제가 척척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회담은 전례 없이 1시간 예정을 20분이나 오버했다. 그것은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양쪽 수뇌가 처음으로 ‘진검승부’ 를 벌였기 때문이었다. 4월 13일 총선거를 앞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미 중국과 타협하는 선택지는 없었다. 두 사람의 발언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박근혜: “사드는 100% 북한을 향한 것이며 중국과의 관계는 전혀 손상되지 않습니다.”

시진핑: “사드를 배치하면 동북아시아 안보정세는 일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가장 위험해지는 것이 한국입니다.”

양쪽 수뇌의 주장은 문자 그대로 평행선이었다. 이렇게 해서 한미의 대통령과 연달아 언쟁을 한 시 주석은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진 후, 베이징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스프래틀리 군도에 섬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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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 승리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헌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게 된 아베 일본 총리. 미국, 한국과 연합하여 중국에 대항하는 아시아판 나토 구축을 노리고 있다.

4월 9일부터는 카터 미 국방장관이 2주 동안 ‘중국포위망 구축 여행’에 나섰다. 최초의 방문지인 인도에서는 모디 총리와 파리카르 국방장관 등과 만났다.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양국이 협력하여 중국군의 해양진출을 저지하는 방책을 논의했다.

계속하여 필리핀에서는 볼테르 가즈민 국방장관을 동반해 필리핀 앞바다에 포진 중인 항공모함 존·C·스테니스호에 올라, 선상에서 힘차게 선언했다.

“미국은 이제 리밸런스 정책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우리는 남중국해에 평화적, 원칙적, 포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계속 존재감을 유지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에 일본도 뒤따랐다. 4월 10일과 11일에 기시다 후미오 외무대신이 안방인 히로시마에서 G7외무장관 회담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일미가 주도하여 ‘해양안전보장에 관한 G7외무장관성명’을 발표한 것이었다. 이것은 다름아닌 중국을 향한 G7의 비난 성명이었다.

7월 12일 오랫동안 끌어온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헤이그 유엔해양법협약 중재재판소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재안 선고는 국제사회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초강력 판결이었다. 필리핀이 제기한 15개 쟁점 중 14개에 대해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이 가장 크게 허를 찔린 것은 “스프래틀리 군도에 섬은 하나도 없다”는 판결 내용이었다. 200여개 암초와 산호초 등으로 이뤄진 스프래틀리 군도는 현재 중국 등 6개 나라가 총 52곳을 나눠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소는 이곳에 섬은 하나도 없다고 판결했다. 섬이나 암초라고 불린 곳 거의 대부분이 썰물 때만 물 위로 드러나는 간조 노출지라고 본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큰 타이핑 다오(太平島, 대만이 실효지배)조차 섬이 아닌 암초로 판정했다.

미국은 중재재판소의 결정이 발표되는 날이 7월 12일임을 감안하여 그 직전인 8일 사드배치 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 국방부가 사드배치를 발표하자, 중국은 즉각 맹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때, 스리랑카를 방문 중이었던 왕이 외무장관은, 즉시 콜롬보에서 항의했다.

“친구인 한국이 냉정히 생각할 것을 희망한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한국의 안전에 있어서 유효한 조치가 아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도 아니다. 한반도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길도 아니다. 한국은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드배치는 ‘아시아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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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왼쪽부터 천안문 성루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장쩌민·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중국의 국영매체인 신화사 통신도 연속으로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 제목만 몇 가지 소개해보면, 아래와 같다.

“한국이 2017년 연말까지 사드를 배치한다는, 중국에 대해 큰 죄를 짓는 결정을 했다!”

“박근혜는 왜 돌연, 사드에 매달린 것인가? 레임덕 대통령의 속마음을 파헤친다”

“중국이 한미의 중국주재 대사를 초치하여 엄중 항의”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협력하여 반대한다”

“외교부, 사드는 중국의 안전과 관련한 국익에 직접적인 손해를 준다”

“러시아의 학자가 비난… 한국의 사드배치는 큰 후회를 초래하게 될 것”

6월 하순, 베이징의 중난하이 정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중국인이 방일했다. 나는 이 중국인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와중에 내가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해 언급하자 그는 “이미 우리나라는 대책 검토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 계획은 무시무시했다.

“중국, 러시아, 북한 3개국이 일본해(동해)에 새로운 군항을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훈춘(琿春)과 러시아의 하산-블라디보스토그 간, 북한의 나선을 잇는 지역이다. 여기에 사드를 공격하기 위한 미사일을 배치하여 한미에 대항하는 것이다. 중국에는 동해 측 해안에 영토가 없다.

그러나 훈춘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은 중국이 중심이다. 그래서 중국의 경제력, 러시아의 군항 노하우, 북한의 지리적인 장점을 살려서 3개국이 공동으로 미국의 위협에 대항해가는 것이다. 중러 관계는 현재 매우 우호적이다. 북중 관계는 최근 삐걱거리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1950년대 한국 전쟁 시대의 ‘원조항미(援朝抗美)’(북한을 도와 미국에 대항한다)를 부활시킬 것이다.”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안전보장 체제는 다시금 전세기의 냉전시대로 되돌아왔다. 곧 ‘미일한vs중러북’의 구도다. 일본에서도 7월 10일 실시된 참의원선거에서 아베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헌법개정파’가 승리했다. 드디어 헌법개정이 시야에 들어오게 되었다.

헌법개정은 다시 말하면, 자위대가 미군과 함께 ‘가상 적국’인 중국군에 대항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방위성의 간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군은 가까운 미래에, ‘아시아판 나토(NATO, 북대서양 조약기구)’를 창설하려 한다. 그것은 미국을 축으로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이 공통의 적인 중국군에 대항하는 구도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하려는 장대한 구상이다. 일본도 한국도 조만간 이 구상에 말려들어갈 것이다.”

한국이 사드배치 결정을 발표한 7월 8일은 ‘아시아를 대전환시킨 날’이라고, 훗날의 역사가들이 규정할지도 모를 일이다.

글 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특별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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