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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 인터내셔널 크라운 결승문턱서 호주교포 이민지-오수현의 얄궂은 만남

중앙일보 2016.07.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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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왼쪽)와 오수현.


2014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미국에 이어 2번 시드인 한국이 3위에 그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대진이었다. 원래 7번 시드인 대만과 첫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대회 직전 상대가 호주로 바뀌었다.

갑자기 대진을 바꾸게 한 장본인은 한국 관계자였다. 심심풀이로 각국 선수들의 랭킹을 일일이 다 계산을 하다 호주보다 대만의 랭킹이 더 낮은 것을 발견했다. 주최 측은 랭킹을 산정해야 할 시점 보다 일찍 시드를 정하는 실수를 했다. 이에 대해 사과하고 급히 대진을 바꿨다.
한국 선수들은 부담스러워 했다. 대만의 두 팀은 모두 만만했지만 호주가 필승조로 카리 웹-이민지를 꾸미면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걱정대로 한국은 2승을 거둬야 할 첫날 경기에서 호주에게 1승1패로 부진했다. 한국계 이민지에게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웹은 컨디션이 나빴는데 이민지가 펄펄 날았다. 먼 거리 퍼트가 쑥쑥 들어갔다. 웹-이민지를 상대해 패배한 최나연과 김인경은 당황했다. 결과적으로 이 매치에서 패배하는 바람에 자신감을 잃었고 두 선수는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이 24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인근 메리트 클럽에서 벌어지는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셋째 날 다시 호주를 만난다. 이번 대회에 호주팀엔 한국계 선수가 두 명으로 늘어났다. 이민지와 오수현이다.

한국은 둘째날까지 2승2패로 승점 4점이다. 2.5개국이 나가는 결승에 나가고 한국은 2위지만 여유는 없다. 대만이 승점 6점으로 진출 안정권이고 호주와 중국이 승점 3점으로 한국 턱밑에 있다. 한국은 호주와의 경기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3위로 밀려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거나 4위로 밀려 결승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

예선 점수를 안고 가기 때문에 승점이 낮으면 결승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우승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호주와의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최소한 1승1무를 거둬야 우승 안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양희영과 전인지가 교포 듀오인 이민지-오수현을 상대한다. 이민지-오수현은 첫날 한 조로 경기하지 않았는데 두 조 모두 졌다. 그래서 조를 바꿔 교포들이 팀을 이뤘다. 두 선수는 중국 펑샨샨-린시유와의 둘째날 경기에서 비겼다. 그러나 두 선수는 "승리와 다름 없다"고 말했다. 17번 홀까지 끌려가다가 마지막 홀 이민지의 버디로 올스퀘어를 이뤘기 때문이다.

한국의 유소연-김세영이 카리 웹-레베카 아티스를 상대한다. 웹은 2000년 메리트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둘째날 경기에서 중국을 2홀차로 눌러 역시 상승세다.
이민지는 2014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에 승리한 후 다른 경기에서는 다 졌다. 이민지가 딱 한 번 이긴 매치가 얄궂게도 한국이었다. 이 패배에 한국은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이민지-오수현에게 발목을 잡힌다면 더 아플 것이다. 두 명 다 한국계라 두 배로 아플 것이다. 이민지는 한국 대표인 김세영과 친하다.

이민지와 오수현은 올림픽에도 나간다. 특히 LPGA 투어 2승을 거둔 이민지는 한국 올림픽 금메달의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다. 한국 선수들도 교포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시카고=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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