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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개별적 사안 판례 축적 필요”…법 모호성 인정

중앙일보 2016.07.23 02:00 종합 3면 지면보기
“(김영란법은) 향후 개별적 사안에 대한 판례의 형성과 축적을 통해 구체화돼야 할 것.”

직무 관련성, 사법부 판단에 달려

‘김영란법’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22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해설집의 직무 관련성 조항에서 밝힌 내용이다. 권익위 스스로 법의 모호성을 인정한 대목이다. 직무 관련성은 김영란법의 핵심 키워드다. 직무 관련성에 따라 1회 100만원 이하의 금품수수에 대해 죄가 있고 없음을 판단한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 100만원 이하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고 행정처분인 과태료만 부과된다.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3만원 이상의 식사 대접을 받아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처벌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잣대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사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에 따라 법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교사·언론인 등의 경우 처벌 규정이 모호해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에도 소속한 조직에서 내부 징계 대상이 돼 불복 소송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크다.

또 회사 직원이 회사를 위해 부정청탁을 했다가 적발될 경우 직원은 물론 회사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는 양벌 규정도 모호하다. 김영란법은 회사에 대한 처벌을 면제할 수 있다며 “위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를 들었다. 그러나 ‘상당한 주의와 감독’이란 기준이 주관적이어서 모호하다.

법무법인 세종의 윤제윤 변호사는 “법의 기본은 명확성 인데 ‘판례를 축적해 구체화한다’고 한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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