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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미국 경제에 적합한 단 한 분” WP “그녀, 홈런쳤다”

중앙일보 2016.07.23 01:44 종합 5면 지면보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 직전 마지막 찬조 연설자로 이방카 트럼프(35)가 연단에 모습을 나타내자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클론스 아레나’의 열기가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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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장녀 이방카가 21일(현지시간) 마지막 찬조연설자로 등장했다. 그의 격정적인 연설은 대선후보로서 트럼프의 매력을 최대한 부각시킨 훌륭한 연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AP=뉴시스]

“트럼프의 비밀 병기”라고 불렸던 그의 이날 임무는 ‘여성을 존중하고 모성을 보호하는 아버지 트럼프’를 만드는 일이었다. 이방카는 “트럼프그룹에는 남성 임원보다 여성 임원이 더 많다. 여성이 동등한 임금을 받고 또 어머니가 되면 쫓겨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회사의 지원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방카 스스로가 실제 트럼프그룹 임원으로 재직 중이면서 최근 출산한 경우라 설득력을 더했다. 지난해엔 임신한 몸으로 아버지 지원 유세를 쫓아다녔던 그다.

‘비밀 병기’ 맏딸 마지막 찬조연설
“가족·회사 이어 조국 위해 싸우는 중”
15분 격정 연설, 박수 24번 쏟아져
트럼프 열세인 여성·젊은층 겨냥
“아동양육 지원, 인종·성 차별 안해”

이어 “건설 현장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시절에도 아버지는 여성을 보냈다”며 “아버지는 재능을 소중히 여기고 인종 차별이나 성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외치자 장내에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대통령이 되면 아버지는 노동법을 바꿔 아동 양육을 지원하고 모든 사람이 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원들은 곳곳에서 “트럼프”를 연호했다.

그는 “아버지는 다음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강인함과 능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친절함과 동정심도 지녔다”며 트럼프의 인간적인 면모도 한껏 강조했다. “트럼프가 가족을 위해 싸우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직원들과 회사를 위해 싸웠고 지금은 조국을 위해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아버지를 한껏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그가 지은 건물과 회사, 그가 창출해낸 일자리로 그의 능력을 판단해 달라”면서 “아버지는 18조 달러 규모의 미국 경제에 적합한 단 한 사람의 대통령”이라며 유능함을 내세웠다. “말이나 약속이 비전을 제시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아버지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으로 비전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1m80㎝ 장신에 금발로 실제 모델이기도 했던 이방카는 이날 연분홍 원피스로 여성스러움을 한껏 부각시켰다. 힘을 준 목소리로 준비한 연설을 읽어가는 동안 연신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이방카가 마지막 찬조 연설에 나선 걸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사상 첫 여성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붙게 될 트럼프에겐 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WSJ와 NBC 방송의 지난 7월 조사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 사이에선 클린턴(52%)의 지지가 트럼프(37%)를 15%포인트나 앞선다. 트럼프는 50세 이상 여성 유권자에선 7%포인트 뒤처지지만 18~49세 여성 유권자 사이에선 클린턴보다 25%포인트나 떨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층, 특히 젊은 여성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게 ‘이방카 카드’다.

WSJ는 “트럼프의 선거대책본부는 이방카가 트럼프 부동산 제국의 중견 경영인과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낸 성공적인 기업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남자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여성도 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믿음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가 되길 원한다”고 썼다.

이방카에 대한 트럼프의 신뢰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통적으로 후보의 아내가 대선 후보를 소개하지만 트럼프가 그 역할을 큰딸인 이방카에게 맡긴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15분간 격정적인 어조로 연설을 이어간 이방카는 “나는 평생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해 왔다. 오늘 밤 여러분과 미국에 내 아버지이자 차기 대통령인 아버지를 소개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끝맺었다. 그가 “도널드 J 트럼프!”라고 아버지를 소개하자 무대 뒤쪽에서 트럼프가 나왔다.

이방카의 연설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오늘의 승자는 이방카 트럼프다. 그가 홈런을 쳤다”고 평가했다. 15분간 24차례 박수가 쏟아진 연설이었다. 클리블랜드=김현기 특파원,

서울=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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