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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활황기(1996~2000년)] 97년 외환위기가 위기이자 절호의 기회

온라인 중앙일보 2016.07.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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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8월 13일 새롬기술(솔본)은 2만5750원에 상장했다. 정보통신 기업인 새롬기술은 팩스맨·새롬데이타맨 같은 PC통신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미국에서 인터넷 전화인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장 6개월 후인 2000년 2월 18일 이 회사의 주가는 28만2000원으로, 1095% 상승했다.

벤처기업 육성책으로 IT벤처 붐... 주식 부자도 속속 등장

당시 코스닥은 이랬다.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 개설 후 2000년 중반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의 직접 금융 기회 확대를 통한 자금조달 지원’을 목적으로 코스닥(KOSDAQ, KOre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을 개설했다. 1971년 설립된 미국 나스닥(NASDAQ)의 제도·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코스닥 개설 당시 상장기업 343사, 시가총액 7조원 규모였다. 지난 6월 기준 코스닥 상장기업은 1164사, 시가총액은 215조원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덤이었다. 개설 당시 코스닥 상장법인의 임직원 수는 7만6577명이었다. 현재는 25만7404명으로, 20년 간 3.4배 증가했다. 자금 조달 규모도 상당했다. 개설 후 2000년까지 4년 간 코스닥의 자금 조달 규모는 12조2000억 원이었다. 설립 목적인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직접금융 지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 2000년 3월 2834포인트로 역대 최고치 기록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정체성 미확보, 증권거래소 시장보다 열등한 시장이라는 인식, 투자불편 등의 이유로 출범 후 1년이 넘도록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장 1년 만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굵직한 기업이 줄줄이 상장폐지됐고 주가는 600포인트로 급락했다. 이 때 등장한 구원카드가 ‘벤처’였다.

정부는 1997년 11월 ‘코스닥시장의 개편 및 육성방안’을 내놓고 1998년 12월에는 ‘벤처기업 창업 및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 정책은 예비 창업자들과 초기 창업기업들을 지원하는 핵심정책이었는데, 특히 IT 기술을 이용한 신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했다. 코스닥 활성화 방안과 벤처기업 육성정책으로 IT벤처 붐이 일었다. 이때 등장한 기업들이 새롬기술·장미디어·터보테크·로커스·다음 등이다.

벤처 붐을 등에 없고 2000년 활황 장세를 맞았다. 1999년 12월 9일 시가총액은 51조5370억원으로,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2000년 3월 10일 코스닥 지수는 2834.4포인트(종가 기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을 포함하면 2925.5포인트다. 1999년 4월부터 2000년 9월까지 1년 넘게 1000포인트를 웃돌았고, 2000년 2월 7일 코스닥 지수 등락폭은 217.9포인트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호황기였다.

코스닥이 열린 1996년 시가총액 상위 5개사는 현대중공업(1조792억원)·기업은행(4366억원)·평화은행(1502억원)·동아일렉콤(1338억원)·쌍용건설(1333억원)이 차지했다. 제조업 중심이던 상위권 자리는 서서히 바이오·디지털콘텐트 중심의 신성장산업으로 넘어갔다. 1999년 IT벤처 바람을 타고 한통프리텔(37조4264억원)·한통엠닷컴(7조844억원)·하나로통신(4조 7160억원)·새롬기술(2조9040억원)·한글과컴퓨터(2조5267억 원) 등이 줄줄이 상위권을 꿰찼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부장은 “이 시기에는 자본금 규모가 작아 주가가 가볍게 상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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