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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파문' 러시아 육상, 리우 올림픽서 퇴출

중앙일보 2016.07.21 22:37
다음달 리우 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4)의 도약은 볼 수 없게 됐다. 국가적인 도핑(금지약물 복용) 파문으로 국제 스포츠계를 뒤흔든 러시아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1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리우 올림픽 참가 신청을 한 러시아 육상 선수 68명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을 상대로 낸 '국제 대회 출전 금지 징계 철회 요구'로 제소한 안건을 기각했다. 지난해 11월 세계반도핑기구(WADA) 조사로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육상 선수들의 도핑을 후원하고 은폐한 사실이 알려진 러시아는 IAAF가 내린 '국제 대회 출전 금지'라는 기존 징계를 그대로 받게 됐다. 당연히 다음달 5일 개막하는 리우 올림픽 출전도 좌절됐다.

러시아 육상은 구 소련 시절을 포함해 올림픽에서 통산 89개의 금메달을 땄던 강국이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 최고 기록만 28차례 경신했던 이신바예바는 IAAF의 징계에 대해 "선수의 기본권을 침해했다. 공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CAS의 청문회에 직접 참석해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CAS의 결정은 단호했다. 지난 18일 WADA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때도 체육부와 정보기관 등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도핑을 방조한 사실을 추가 폭로하면서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막아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분위기가 확산됐다.

미국·독일 등 14개국 반도핑기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마스 바흐(64·독일) 위원장에게 "러시아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즉각 금지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냈다. 바흐 위원장도 "스포츠의 고결함과 올림픽에 대한 충격적이고 유례없는 공격이다. 징계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CAS의 결정에 이신바예바는 “육상 장례식을 열어줘서 고맙다”고 비꼬면서 “속 보이는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CAS의 결정으로 IOC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19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연 IOC는 "CAS의 결정을 참고해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장을 고려해 러시아가 중립국 신분으로 올림픽에 나설 수도 있다.

14개국 반도핑기구도 "도핑 파문과 무관한 선수들은 중립국 신분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걸 제안한다"고 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이미 387명의 선수단을 꾸린 상태였다.
 
러시아 육상 도핑 파문 일지
 
▶ 2014년 12월 
- 세계반도핑기구(WADA),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의혹?조사 위한 위원회 출범 

▶ 2015년 11월 
- WADA, 반도핑 조사 보고서 발표. “러시아 육상에서 광범위한 도핑 위반 사실 확인” 

▶ 2015년 11월 
-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러시아 육상 국제 대회 출전 금지 징계 

▶ 2016년 6월 
- IAAF,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 나가려면 오륜 마크 달아야”

▶ 2016년 6월 
- IOC, “러시아 육상 선수 중 도핑 혐의 없는 선수는 리우 올림픽 출전 가능” 

▶ 2016년 7월 4일 
-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육상 선수 68명, IAAF의 출전 징계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

▶ 2016년 7월 18일
- WADA, 반도핑 조사 보고서 추가 발표 “러시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등에서도 도핑 위반 사실 확인”

▶ 2016년 7월 21일 
- CAS, 러시아 측이 낸 제소 기각 

▶ 2016년 7월 24일 
- IOC, 리우 올림픽 러시아 선수단 출전 여부 최종 결정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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