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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장애인 교사, 채용 않는 게 교육적인가?

중앙일보 2016.07.20 01:24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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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사회부문 기자

교사가 되는 게 꿈인 장애인이 있다. 불편한 몸으로 집과 대학을 오가고 졸업 후엔 홀로 책과 씨름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임용시험에 도전한 그에게 장애인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채 불합격 처분을 했다. 법원은 광주시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낸 그의 손을 들어줬지만 교육청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등 특수교사 임용시험에서 탈락한 장혜정(35·여)씨 얘기다.

시교육청은 장씨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항소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광주지법은 지난 7일 “교육청은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고 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뇌병변 1급 장애인인 장씨는 2013년 12월 임용시험에 응시했다. 교육학과 전공을 평가하는 1차시험을 통과한 데 이어 2차시험의 수업실연까지 했다. 그러나 2차시험 중 마지막 단계인 심층면접에서 40점 만점 중 0점을 받아 불합격 처리됐다.

면접 평가위원들은 장씨가 학생과의 언어적 소통이 어렵고 표정·몸짓 표현도 쉽지 않아 교직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시 평가위원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규정하고 있는 면접 시간 연장 등 의무 편의제공을 하지 않아 논란을 샀다. 이는 1심에서 장씨가 승소한 중요 근거가 됐다.

시교육청은 1심 판결을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면접 때 비장애인에 비해 많은 시간을 제공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장씨가 실질적으로 학생을 가르치기 어려운 만큼 최종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입장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장애 학생들이 몸이 불편해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교사에게 배우는 것을 학부모도 원치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장씨가 교단에 서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수업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 불합격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시교육청의 결정을 놓고 오히려 ‘비교육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광주에는 장애 학생 2600여 명이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에 다니며 저마다의 꿈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이 임용시험에 통과해 비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친 사례도 있다. 또 장애인 교원이 몸이 불편할 경우 보조인을 둘 수도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홈페이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경쟁의 사막을 벗어나 상생의 숲에서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습니다’ 장 교육감의 진심이 담긴 문구라면, 정말 교육적인 판단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김호 사회부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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