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호(左), 류현진(右)
부드러운 폼과 체격 조건 판박이
율곡고 상대 7이닝 무실점 호투
경남고, 2-0 승리 1회전 통과
야탑고와 23일 16강 놓고 대결
폭염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더운 날씨 속에서 이승호는 힘 대신 정확성으로 승부했다. 직구 구속이 140㎞를 넘지 못했지만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율곡고 타선을 압도했다.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이승호의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졌다. 타선이 안타를 2개밖에 때리지 못했지만 이승호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1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개막했다. 영선고-세광고전 4회 말 무사 1·2루에서 영선고 윤영빈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협살에 걸려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세광고 1루수(왼쪽)는 국대건. 세광고가 10-1로 이겨 2회전에 진출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고교 최고 수준의 투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승호의 투수 경력은 이제 2년이 조금 넘는다. 지난 2014년 경남고 입학 후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했지만 2학년 때까지 총 16과3분의2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승호의 아버지 이재기씨는 “지난해 아들의 키가 갑자기 크면서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혼자 밤 늦게까지 훈련할 정도로 성실하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이승호를 신인 1차지명 후보로 검토했지만 고심 끝에 올해 고교에서 가장 빠른 공(시속 153㎞)을 던진 윤성빈(17·부산고)을 택했다. 이승호는 다음달 2차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양후승 NC 다이노스 스카우트는 “이승호의 체격(1m88㎝·90㎏)과 투구폼이 2005년 류현진(당시 1m87㎝·90㎏)과 흡사하다. 류현진도 고교 시절에는 시속 145㎞ 정도를 던졌지만 프로에 가서 스피드가 늘었다. 체계적인 훈련을 하면 훌륭한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호는 “(류현진 선배와) 투구폼이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프로에 가면 누구나 알아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