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수연
사회부문 기자
18일 한 육아 커뮤니티에 엄마들이 올린 글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엄마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엄마는 “우리 아이도 강릉 한 종합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있었는데 그때도 간호사 결핵 사건이 있었다”며 “가뜩이나 작게 태어났으니 잘 먹고 잘 크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인데 (검사 때문에) 바늘 자국 하나 더 만들어 마음이 아팠다”고 적었다.
한국은 여전히 결핵 후진국이란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신고된 신규 결핵 환자는 3만2181명.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결핵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86명)다. 뒤를 잇는 포르투갈(25명)의 세 배를 넘는다. 특히 의료진의 결핵 감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병·의원에서 신고된 의사·간호사 등의 결핵 감염 건수는 2013년 214명에서 2014년 294명, 지난해 367명으로 늘었다. 올 들어 지난 3월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결핵 검진 확대 사업을 해 오면서 결핵에 노출될 위험이 가장 큰 의료진에 대한 고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일회성 예산 지원을 넘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위험군 의료진에 대한 예방·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속적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병원이나 검진을 해도 판독해 줄 내과 의사가 없는 전문병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완책도 필요하다.
정부는 2025년까지 결핵 발생률을 10만 명당 12명 이하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좀 더 세심한 보완책이 나와야 집단 감염 공포에 떠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황수연 사회부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