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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퇴시대 재산리모델링]자녀에게 아파트 물려주려는 50대, 증여와 노후 두마리 토끼 잡으려면

중앙일보 2016.07.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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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임원 홍모(55)씨는 두 살 연하 아내와 대학생 아들 하나를 둔 외벌이 가장이다. 어느새 50대 중반을 돌면서 슬슬 노후가 걱정돼 재무 상태를 챙겨봤더니 연금 하나 들어놓은 것 외에는 준비해 둔 것이 없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두 채가 있어 아들에게 증여를 생각하고 있는데 노후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할지 물어왔다.
전세를 반전세로 전화해 저금리에 대응하고, 아들에게는 아파트를 증여하는 것보다 매도한 뒤 현금으로 증여해야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홍씨 연령대는 60세에 퇴직해도 국민연금이 63세부터 나온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를 통해 노후생활자금을 최대한 확보해두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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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증여는 당분간 미뤄라

홍씨네는 서울 광진구 아파트(108㎡)에 거주하면서 성동구 아파트(81㎡)는 전세를 주고 있다. 앞으로 대학생 자녀가 결혼할 때 광진구 아파트를 증여해 주고, 부부는 은퇴 후 성동구 아파트로 이사할 생각이다. 광진구 아파트는 현재 시세라면 증여세 1억800만원과 취득세(증여의 경우 4%)를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자녀가 직장을 갖고 어느 정도 소득이 생길 때 광진구의 아파트를 매도하고 자녀에게 현금으로 증여해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소형아파트를 구입하게 하는 것이 낫다.

성동구 아파트는 내년 3월 전세가 만료되면 3억원에 계약한 전세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것을 고려해 보자. 현재 전세 보증금은 3억8000원으로 올라 있다. 반전세로 돌리면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 6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수익률은 연 6%로 예상된다. 부족한 전세보증금 5000만원은 정기예금에서 충당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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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계좌로 은퇴자금 보강

앞으로 퇴직 전 5년 간 노후자금을 최대한 준비해 보자. 내년 초 아파트를 반전세로 전환하면, 보장성 보험료 22만원을 제외하고 매월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213만원이 된다. 이 금액 중 58만원은 연금계좌(연금저축보험과 IRP)에 불입하자. 노후 대비를 하면서 연간 700만원까지 허용되는 세액공제 혜택이 장점이다.

이달부터는 55세 이상 가입자의 연금저축↔IRP 상호이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도 주목하자. 다양한 투자를 원한다면 연금저축보험을 IRP로 이전해 합산 관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렇게 5년간 연금저축과 IRP에 꾸준히 투자하면 연금자산으로 연 투자수익률 3% 가정시 7200만원을 준비할 수 있다. 나머지 잉여현금 가운데 155만원은 정기적금으로 모아보자. 5년 후 약 9600만원의 자금을 만들 수 있다. 

| 은퇴 초기·중기 계획 따로

은퇴 초기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노후 생활자금은 아파트 월세와 퇴직연금, 연금보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으로 충당해야 한다. 홍씨가 5년 후 받을 퇴직금 규모는 1억4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은퇴 초기의 생활비 부담과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15년 정기연금으로 수령한다면 매월 92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연금계좌에서 매월 27만원을 확보하고 금융자산 이자소득과 아파트 월세를 합하면 월 227만원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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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중기 이후 아파트 한 채를 매도해 자녀를 지원하고 퇴직연금 수령기간이 완료된 이후는 주택연금을 대신 활용해 연금수령액을 보충하도록 하자. 홍씨의 국민연금 수령예상액은 약 75만원이다. 거주하는 4억5000만원 가치의 주택을 활용해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월 수령예상액은 약 120만원이다. 여기에 연금보험(종신) 27만원, 금융소득 43만원을 합하면 265만원의 월소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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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노후자금과 건강뿐···  자식에 기댈 생각 하지 말라
  
베이비부머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라고 보면 된다. 전통 사회에서는 자녀가 장성하면 노쇠한 부모를 모신다. 고령화가 본격화하기 전이던 1990년대만 해도 자녀가 부모에게 생활비며 용돈을 보내는 전통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1~2차 베이비부머를 끝으로 이런 전통은 차츰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1차 베이비부머는 1955~63년 사이에 태어난 710만 명의 인구집단이고, 2차 베이비부머는 68~74년 사이에 출생한 604만 명이다. 그 사이 인구를 포함해 한국 사회에서 이들 40대 이상 세대까지는 부모 부양에 대한 의무감을 대체로 갖고 있는 편이다. 그런 전통을 보면서 자랐고 형제가 많아 본보기도 많았다.

하지만 1차 베이비부머의 자녀·조카뻘인 ‘에코 베이비부머’부터는 다르다. 79~85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 3차 베이비부머 세대 540만 명은 앞 세대와 다른 인구특성을 갖고 있다. 이들은 10대 때 한국 사회가 외환위기를 겪은 뒤 저성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이들의 부모는 1차 베이비부머 세대로 본격적으로 100세 장수를 바라보는 인구집단이다. 이렇게 장수하는 부모를 자녀가 부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미 일본에서는 ‘노노(老老)부양’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70대 자녀가 90대 부모를 정상적으로 모시는 것은 체력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렵다. 결국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노후 준비밖에 없다. 노후에도 믿을 수 있는 건 제 앞가림도 힘든 자식보다는 탄탄한 재무적 준비와 건강관리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동호 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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