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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3인이 말하는 여름방학 공부법

중앙일보 2016.07.20 00:01 강남통신 6면 지면보기
여름방학이 시작했다. 공부법 전문가들은 “방학은 기회이면서 전환점이다”고 입을 모은다. 본인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공부법 코칭으로 유명한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 조남호 스터디코드 대표, 송재열 공부혁명대 대장에게 여름방학 공부 전략에 대해 물었다. 세 명 모두 고등학교 입학 당시엔 대단히 우수한 성적은 아니었다.하지만 드라마틱한 성적 향상을 이뤄내며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공부 전략을 정리했다.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
문제집 여러 권 보지 마, 한 권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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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문제집들 내용엔 거의 차이 없어
강의할 수 있을정도로 완벽히 이해해야
부모가 ‘할 수 있다’ 칭찬해야 한계 넘어


조급하면 일을 망치는 법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방학이 시작하면 의욕만 앞서 문제집을 잔뜩 사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한 달 뒤 결과는 초라한 경우가 많다. 여기저기 끄적이다 한 권을 제대로 못 푸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뜻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는 “과욕은 금물이다”며 “공부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선택을 하기 위해선 우선 쓸데없는 것을 버리고 비워야 한다”며 “보지도 않으면서 자랑처럼 내 책상에 진열해 놓고 있는 문제집부터 당장 버리라”고 충고한다. “이번 여름방학 때 더도 말고 덜고 말고 과목별로 문제집 딱 한 권씩만 정하세요. 그리고 그 문제집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풀어보세요. 방학이 끝나고 학기를 시작할 때 공부에 자신감이 붙을 겁니다.”

-문제집 한 권만 풀라고 하면 불안할 것 같은데.

“많은 양을 소화하면 잠시나마 뿌듯한 마음은 든다. 문제집 한 권만 붙들고 있으면 ‘이렇게 조금만 봐도 되나’라는 불안한 생각이 들 거다. 하지만 길게 생각하면 이 방법이 훨씬 더 많은 양을 소화하게 해준다. 지금은 느려 보여도 시간이 흐르면서 속도는 빨라진다. 사실 시중에 나온 문제집이 서로 차이가 거의 없다. 수능이 20년을 넘어가면서 기본·예제·응용문제 모두 일정한 패턴이 있다. 문제집별로 편집과 구성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문제 구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해 풀어 한 학기 분량을 완벽하게 이해하면 다음 문제집을 풀 때 속도가 붙는다. 그다음 문제집은 더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다. 한 권을 제대로 끝내면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겨 공부에 탄력이 붙는다.”

-이해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조언 같다.

“그렇다. 기계적으로 양만 늘리는 공부법은 암기에 초점을 둔다. 무작정 많이 풀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틀린 문제는 또 틀리고, 실수는 반복된다. 왜 틀렸는지 이유는 찾지 않기 때문이다. 한 권을 제대로 끝내는 공부법은 이해에 중점을 둔다. 한 번 훑으면서 틀리는 문제를 찾고, 다시 반복해 풀면서 왜 틀렸는지 이유를 분석하고, 또 풀면서 실수를 줄여간다. 매번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 같은 문제를 여러 번 풀어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다. 문제를 보면 곧바로 풀이가 떠오를 정도까지 한 권을 반복해 풀어보는 게 좋다.”

-본인도 그런 경험을 했다던데.

“내 고등학교 생활은 열등감의 연속이었다. 수업도 열심히 듣고 정말 노력했는데 성적은 늘 제자리였다. 열심히 한 난 정작 성적이 안 좋고 수업 시간에 맨날 놀던 친구는 내 노트를 빌려 공부하고 100점을 받았다.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문제집을 더 사들였다. 1학년 때는 시중에 나온 문제집을 모두 사서 문제와 풀이를 아예 외우려고 했다. 그러다 2학년 중반쯤 진지하게 나를 돌아봤다. 왜 성적이 안 나올까. 뭐가 문제일까. 문제집 한 권을 진득하게 풀어보는 방법으로 공부법을 바꿨다. 수학 문제집 한 권을 10번을 풀었다. 그렇게 하니까 문제가 이해가 됐다. 왜 틀리는지 이유를 알겠더라. 개념을 이해한다는 게 뭔지 그제야 이해를 했다. 그다음부터 모든 과목에서 문제집 수를 줄였다. 문제집 앞에 바를 정(正)자를 두 번씩 써야 한 권을 끝냈다.”

-내가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어떻게 확인하나.

“친구 앞에서 딱 1시간만 강의를 해봐라. 내가 이해한 대로, 내 언어로 설명을 해보라는 얘기다. 남들한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면 개념을 제대로 이해 못 한 거다. 개념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면 문제집도 필요 없다. 이번 방학 때 교과서를 반복해라. 대부분 학생이 교과서는 쉽다고 무시하는데, 정작 교과서를 들고 1시간 강의를 해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학생이 없다. 개념을 대충 이해했다는 거다. 하루 공부를 끝낸 뒤 백지를 내 나름대로 채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늘 뭘 공부했는지, 어떤 개념을 배웠는지를 떠올리면서 한 번 정리를 해보면 복습 효과가 좋다.”

-평소 부모님의 역할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한다.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 대부분이 자아 존중감이 낮다. 노력해보기도 전에 ‘난 수학이 약해’ ‘난 원래 언어적 감각이 떨어져’라고 자신의 한계를 미리 재단하는 경향이 크다. 부모의 영향력이 크다. 그런 학생들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엄마가 그렇다는데요’라고 대답한다. 많은 부모가 몇 번의 낮은 시험 성적만으로 자녀를 평가한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 ‘넌 수학이 약한가 보다’라는 말을 듣는다. ‘잘했네’ ‘할 수 있다’ ‘괜찮아’라는 긍정적인 말보다는 ‘안돼’ ‘못해’ 등 부정적인 말이 많다.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아 나는 수학을 못하는구나’라고 한계를 짓는다.”

-강 대표의 어머니는 어땠나.

“중·고등학교를 일산에서 다녔다. 그때 일산은 고등학교 입학이 비평준이라 연합고사 성적으로 들어갔다. 지역에서 성적이 가장 높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 때 반에서 2등을 했었는데, 고등학교 입학 후 치른 반배치고사에서 330명 중에 300등 밖이었다. 워낙 공부 잘하는 애들만 모였던 학교라서 처음에는 따라가기가 벅찼다. 어머니는 내가 어릴 때부터 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넌 훌륭한 사람이 될 거다’라고 말 해주셨다. 전교 꼴찌에 가까운 성적표를 갖다 줘도 늘 똑같았다. 그런 어머니의 응원 덕분에 포기하지 않았다.”

-부모들에게 조언한다면.

“좋은 학원과 좋은 과외 선생님을 알아봐 주고, 아이 대신 대학 입시 정보를 분석하고 전략을 짜는 일도 아이가 공부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왜 공부를 안 하느냐’고 윽박지를 게 아니라 아이에게 동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이번 방학 때 잠시 공부를 내려놓는 것도 방법이다. 정말 어렵고 힘든 곳으로 봉사활동을 보내봐라. 힘들게 몸을 움직여보고 내 이웃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해보고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다. 그리고 항상 자녀에게 ‘잘했다’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줬으면 한다. 긍정과 칭찬이 아이 스스로 한계를 넘어서는 동력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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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는
1983년 서울 출생
2001년 일산 백석고 졸업
2001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입학
2006년 교육 봉사 동아리 ‘공신’ 활동 시작
2008년 학습 컨설팅 기업 ‘공신닷컴’ 설립
2009년 서울대 졸업
저서: 『공부의 신 1000개의 시크릿』(2013년), 『미쳐야 공부다』(2015년) 등
※ 고등학교 입학 후 치르는 반 배치고사에서 330명 중 300등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고1 때 내신은 중위권, 수능 모의고사는 ‘인서울’이 겨우 가능한 성적이었다. 2학년 중반쯤 공부법을 바꾸면서 성적이 크게 향상됐고, 서울대에 합격했다.



조남호 스터디코드 대표
일주일간 책 펴지 마, 성적 안 오르면 공부법부터 고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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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학생들은 암기 아닌 이해에 초점
공부 계획은 시간 아닌 양으로 세워
개인별 특징·장단점 따라 공부법 달라져야


교육 전문가들은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메타인지적 지식’을 꼽는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새로운 일을 할 때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특정 과목의 성적이 안 좋을 때 스스로 이유를 찾고 어떻게 문제를 극복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능력이다. 조남호 스터디코드 대표는 이번 여름방학에 메타인지적 지식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당장 문제를 많이 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며 “이번 여름방학을 시작하면서 본인의 공부법을 점검해보고 문제를 찾아 해결해보라”고 말했다.

-평소 ‘공부법을 공부하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이번 방학을 시작하면서 학생들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일주일간 책을 덮었으면 한다. 일주일 공부 안 한다고 성적 떨어지는 거 아니다. 그리고 본인의 공부법에 대해 곰곰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봐라. 내가 지금까지 했던 공부가 맞았는지, 내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메꾸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라. 문제집을 파는 게 아니라 ‘공부법’에 대해 공부하라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데도 성적이 정체돼있다면, 분명 자기 자신에게 우선 문제가 있는 거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단지 노력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란 말인가.

“노력은 물론 첫 번째 전제 조건이다. 그런데 노력이 곧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는 물론 학원까지 지금 학생들은 엄청난 공부량을 소화한다. 공부량으로만 따지면 세계에서 최고다.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다들 ‘나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력의 ‘질’은 학생마다 다르다. 과연 내게 맞는 옷(공부법)을 걸치고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 학생들은 이해에 초점을 둔다.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한다. 반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암기에 암기를 얹는다.”

-서울대 학생들은 어떻게 다른가.

“스터디코드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학생 3000여 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서울대 학생이면 IQ가 엄청 높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서울대 학생 3000여 명의 평균 IQ는 110에 불과했다.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뛰어나서 공부를 잘한 게 아니다. 핵심은 지적 집착력이다. 바로 암기보다는 이해에 초점을 둔다는 사실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새로운 개념과 문제를 만났을 때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이 문제는 왜 이렇게 풀리지’ ‘이 개념의 핵심은 뭐지’ ‘똑같은 문제를 계속 틀리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계속한다. 이런 질문에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한 문제를 이해하는데 시간을 엄청나게 투자한다. ‘집착증 환자’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때까지 물고 늘어진다.”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하루에 소화하는 공부량은 제각각이다. 어떤 학생은 하루에 수학 문제를 5문제만 풀기도 했고, 또 어떤 학생은 30문제를 풀기도 했다. 문제를 풀고 이해하는 속도와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예·복습 방법 등 구체적인 공부 스킬은 뚜렷하게 하나로 모아지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하루에 5문제를 풀든 30문제를 풀든 본인이 계획했던 공부는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한다는 사실은 공통적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공부 계획을 세울 때 시간이 아닌 양을 기준으로 세우는 특징을 보였다. 기계적으로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무슨 공부, 이런 식이 아니라 하루에 몇 페이지, 몇 문제 등 목표하는 양을 구체적으로 세운다는 얘기다.”

-공부법에 정답은 없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흔히 공부법이라고 하면 오답노트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냐, 복습 할 때는 무엇에 중점을 둬야 하냐는 등 공부 스킬에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학생마다 아침형·저녁형 등 스타일이 제각각인데 모두에게 맞는 공부법이란 신기루와 같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내게 맞는 공부법에 대해 스스로 묻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최고의 공부법을 찾을 수 있다.”

-본인은 어땠나.

“고등학교 2학년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성적은 늘 제자리였다. 인서울이 겨우 가능할 정도 성적이었다. 고2 겨울방학을 시작하면서 왜 그럴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일주일간 책을 덮었다. 그리고 수능 모의고사를 잘 보는 친구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물었다. ‘정석(수학 문제집) 볼 때 저 단원은 왜 안 봐?’ ‘연습장 반으로 접어서 쓰네? 나도 그렇게 해볼까?’ 나중에는 그 친구가 나 때문에 공부 못 하겠다고 화를 낼 정도로 정말 귀찮게 했다. 계속 ‘왜’를 물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따라 다니면서 관찰해보니 나랑 다른 점이 눈에 보였다. 난 2년 동안 무조건 암기하려고 했다. 문제와 해답을 그냥 외웠다. 그런데 그 친구는 한 문제를 붙잡고 끙끙대더라. 그때부터 공부법을 바꿨다. 의식적으로 ‘암기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문제를 풀 때, 개념 공부를 할 때 항상 ‘왜’를 되물었다.”

-갑자기 공부법을 바꿔 불안하지는 않았나.

“처음 3개월은 정말 불안했다. 하지만 절박했다. 2년 동안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분명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암기에서 이해에 초점을 둔 방법으로 바꾸니 공부하는 양은 확 줄었다. 그런데 그렇게 6개월을 해보니 3학년 여름방학쯤 수능이 뭔지 감이 오더라. 그전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이었다. 개념을 이해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암기만 했던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양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한 번쯤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보면 안 보이던 게 보인다. 진지하게 자신을 의심해보면 내게 부족한 게 무엇이고, 앞으로 무엇을 채워야 할지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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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는
1979년 인천 출생
1998년 서울 숭실고 졸업
1998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입학
2005년 학습 컨설팅 기업 ‘스터디코드’ 설립
2008년 서울대 졸업
저서: 『엄마 매니저』(2009년),『스터디코드 3.0』(2015년) 등
※고등학교 1학년 때 내신은 중상위권, 수능 모의고사는 ‘인서울’이 겨우 가능한 성적이었다. 2학년 겨울방학 쯤 암기가 아닌 이해에 초점을 두는 공부법으로 바꾸면서 성적을 크게 올려 서울대에 합격했다.
 



송재열 공부혁명대 대장
학원 순례 하지 마,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 없인 시간낭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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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과외만으로는 성적 안 올라
혼자 공부하는 시간 반드시 있어야
방학 땐 ‘공부하라’ 잔소리 마세요


학습법 컨설팅 회사 ’공부혁명대’를 이끌고 있는 송재열 대장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입학해 2학년 때 미국 아이비리그인 코넬대 건축학과로 편입했다. 경력만 보면 엄친아 같다. 하지만 탄탄대로 인생을 걸은 건 아니다. 세 번의 전환점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놨다.

첫 번째 전환점은 중학교 1학년 2학기 때다. 초등학교 6년 동안 공부와 담쌓고 지낸 그가 우연한 기회에 반장이 됐다. 친구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한 반 60명 중에 30~40등이었던 등수는 2등으로 껑충 뛰었다. 중2 때 부회장, 중3 때 회장을 하면서 꾸준히 전교 20~30등을 유지했다.

하지만 고2 때 응원단장을 맡으면서 공부에 손을 놓기 시작했다. 고1 1학기 때까지 상위권이었던 성적은 50명 중 22등으로 떨어졌다. “성적이 떨어지니까 공부하기가 더 싫어졌어요. 한번은 독일어시험을 치르는 데 4번으로 일관되게 찍어서 20점을 받은 적도 있을 정도였죠. 모범생이 문제아가 되는 건 한순간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다시 공부할 마음이 들게 한 게 고2 2학기 때 담임교사였다. 초임교사였던 그는 성적이 우수하지 못해도 활발하고, 친구들과 관계가 좋은 그에게 유독 관심을 보였다. 방과 후에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사주기도 했다. 그에게 담임교사는 “예전에 공부한 게 아까우니 다시 시작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잔소리가 아닌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이었다.

-실제로 공부를 다시 열심히 했나.

“그렇다. 선생님이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죄송해지더라.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졌다. 학생들을 책상 앞에 앉게 만드는 힘은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아니라 마음이 담긴 응원과 사랑이라는 걸 깨달은 계기였다.”

-성적이 쉽게 올랐나.

“고2 겨울방학 때 학원을 전전하면서 노력한 덕분에 고3 첫 모의고사에서 100점이 올랐다. 400점 만점에 220점에서 320점이 됐다. 방학 내내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을 15개를 받았다.”

-부모님 교육열이 높았나 보다.

“어머니께서 서울대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어렸을 때 잠깐 신세 졌던 집의 아들이 서울대에 합격한 걸 보고 ‘나중에 아들을 낳으면 서울대에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으셨단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대 재학생한테 처음으로 과외받았다.”

-사교육이 도움됐나.

“결과만 놓고 보면 실패했다. 고3 때 첫 모의고사 점수가 그대로 수능점수였다. 고2 겨울부터 수능 준비를 본격적으로 한 터라 미련이 남더라. 어머니 앞에 무릎 꿇고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다. 재수할 때는 고3 때보다 더 열심히 학원에 다녔다. 하지만 1년 후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위 20%의 턱을 넘지 못했다.”

-문제가 뭐라고 생각했나.

“학원 다니고 과외 받은 게 문제였다. 학원만 다니고, 과외만 받았으니 말이다. 수업을 들은 후에 그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자기주도학습의 과정이 전혀 없었다. 지금은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15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개념이 없었다. 삼수하면서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게 내 인생의 세 번째 전환점이다.”

-학습법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계기인가.

“그렇다. 삼수하면서 혼자 공부했더니 수능 성적이 전국 0.6% 안에 들었다. 서울대에 합격해 어머니의 소원도 이뤄 드렸다. 이후 나같이 시간 낭비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이해 안 가는 과목이나 단원이 있을 때는 사교육이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이 스스로 뭐가 부족한지도 모른 채 학원 다니는 건 시간 낭비다. 또 학원 다니는 걸 ‘공부했다’고 착각하는 것도 문제다.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가장 큰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 우수한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아도 반드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갖지만,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은 학원만 다닌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업을 들을 때 뇌파와 혼자 공부할 때 뇌파가 다르다고 하더라. 학교나 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때는 뇌파는 영화를 볼 때와 비슷하다고 들었다. 학원만 다니는 학생들은 학습비디오만 주야장천 보는 거다.”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과목별 공부법을 추천한다면.

“수학은 한 과목당 교재 한 권을 정해서 적어도 세 번 이상 풀어봐야 한다. 한 권의 문제집 안에서 못 푸는 문제가 하나도 없을 때까지 반복하라는 의미다. 어떤 단원이 취약한지 파악하는 게 가능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다. 속는 셈 치고 방학 동안에 한 번 해보기를 추천한다. 개학할 때쯤 수학에 자신감이 붙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영어는 문법 공부보다 문장 외우기에 집중해야 한다. 기출문제나 모의고사를 펼쳐놓고 지문을 하루에 20~30개씩만 암기해라. 처음에는 해석을 보면서 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꾸준히 매일 반복하는 거다. 문장구조나 단어 등을 저절로 익히는 게 가능하다. 한 달만 해도 600~900개 문장이 머릿속에 쌓인다. 이렇게 1년만 하면 수능에서 못 맞힐 문제가 없다. 국어도 기출문제를 활용하는 게 좋다. 지문을 읽은 후에 문단별로 내용을 요약하는 훈련을 하면 독해력은 물론, 수능에서 정답과 오답을 가려내는 사고력과 논리력도 키울 수 있다.”

-학부모에게 조언할 내용은.

“여름방학 동안만이라도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예 ‘공부’와 관련한 화제를 꺼내지 마라. 맛있는 거 잘 챙겨주고, 친구들과 관계에 문제없는지 묻는 거로 충분하다. 잔소리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반항심만 불러일으킨다. 엄마가 잔소리를 끊으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불안감에 책상 앞에 앉는 학생을 여럿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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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열은
1980년 전남 보성 출생
1999년 서울 배명고 졸업
2001년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입학(중퇴)
2003년 스카이에듀 공부법 강의 시작
2006년 미국 코넬대 건축학과 편입(휴학 중)
2009년 학습 컨설팅회사 ‘시험지존공부법연구소’ 설립
2014년 회사명 ‘공부혁명대’로 변경
저서: 『시험지존 송재열식 적재적소 수능비법』(2004), 『차라리 부모가 가르쳐라』(2013) 등
※ 고2 때 반 50명 중 22등이었다. 고3과 재수할 때는 수능 점수가 상위 20% 정도였다. 삼수 때 수능 점수가 전국 0.6%에 들었고, 서울대에 합격했다.

글=정현진,전민희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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