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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 인수 보증금 일부 되찾는다

중앙일보 2016.07.15 00:01 경제 5면 지면보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다 포기한 한화그룹이 산업은행에 낸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일부를 돌려받게 됐다.

노조 반대로 실사 못해 계약 포기
산은선 미이행 내세워 반환 거부
대법원 “전액 미반환은 부당” 판결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4일 한화케미칼이 한국산업은행(산은)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이행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산은이 보유한 주식 9639만여 주를 6조3000억원에 인수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행보증금 3150억원(매입금의 5%)을 지급했다.

당시 최종계약을 앞두고 산은 측은 “노조의 반대가 심하다”며 실사를 허용하지 않았고 한화 측은 “실사 없이 최종 계약을 체결할 순 없다”며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는 “계약 무산은 실사를 허용하지 않은 산은 책임”이라며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산은이 이를 거부했다.

1심(2011년)과 2심(2012년) 재판부는 “각서에 따라 실사 여부와 무관하게 계약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산은이 보증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행보증금을 받는 주된 목적이 채무 이행을 보장하려는 데 있었다고 하더라도 3150억원에 이르는 이행보증금 전액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산은이 한화에 얼마를 돌려주게 될지는 서울고법에서 진행될 파기환송심에 달려있다.

산은과 한화는 각각 고법 파기환송심에서의 법리 대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은 이행보증금을 받은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다 받는 건 과하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대법원의 결론을 존중한다”며 “(2008년 당시) 인수 확정 후 확인 실사를 못한 것은 물론 최종 계약 전 검토해야 하는 최소한의 자료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혁준·이태경·박성민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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