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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론되는 사드 후보지 네 곳, 성주·양산·칠곡·음성 가봤더니

중앙일보 2016.07.12 22:17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사드)체계 배치 방침을 지난 8일 발표할 때 후보지 한 곳을 결정했다면서도 발표를 계속 미루자 다양한 추정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언론 등을 통해 12일 까지 거론된 지역만 성주·칠곡·양산·음성·평택·원주·군산·사천·밀양 등 약 10곳에 이른다.

본지는 그동안 많이 언급된 경북 성주군과 칠곡군, 경남 양산시와 충북 음성군 등 4곳의 지형 등 주변 입지 여건을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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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경북 성주군의 공군 성산포대로 올라는 길에 군사시설 출입 금지 안내판이 걸려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성주읍 공군포대에 호크미사일 발사대

12일 오전 찾아간 공군 방공 유도탄 포대는 성주군 성주읍에서 동남쪽으로 3㎞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주둔지는 대구에서 국도를 따라 성주읍으로 진입하기 직전에 있는 해발 383.4m의 야산이다. 산 정상에 호크미사일 발사대와 레이더 장비 등이 있다고 한다. 부대로 올라가는 산 입구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흰색 경고판이 서 있었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폭 5m의 꼬불꼬불한 산 길을 따라 가보니 부대가 나타났다. 산 아래에서 부대까지 거리는 3㎞. 산 꼭대기에 서니 성주읍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성산 자락에는 사방으로 군데군데 민가와 공장이 들어서 있다. 성산 정상을 중심으로 직선거리로 3㎞ 이내 1379가구, 2891명이 살고 있다. 군부대 진입로 옆에 사는 이재금(57)씨는 “사드가 우리 집 뒤 산꼭대기에 들어온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성주군은 전국 참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데 사드 배치로 성주참외의 이미지가 훼손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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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경남 양산시 천성산 원효봉(해발 922m)은 나이키 미사일 방공기지였던 흔적이 남아 있다. 송봉근 기자


양산 천성산 정상은 군사시설해제구역

지난 11일 찾아간 경남 양산시 천성산(해발 922m)에는 정상 주변에 탐방로가 조성돼 있었다. 이 산 정상에는 1965년부터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12기와 레이더 기지가 있었다. 2003년 미사일이 퇴역하고 2013년 남아 있던 대형 송·수신 시설도 모두 철거됐다. 미사일 관련 군사시설이 있던 곳이어서 천성산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천성산 정상을 기준으로 반경 5㎞ 내에는 상북면과 평산동·덕계동에 주민 6만명이 산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박재우 사무국장은 “천성산은 환경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산지습지의 생태보고"라며 "도룡뇽을 지키기 위해 큰 저항이 있었던 곳인데, 사드가 배치되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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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주한미군 부대 캠프캐럴 뒤쪽으로 산들이 펼쳐져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칠곡 자봉산 자락에 왕복 2차선 도로

같은 날 찾아간 칠곡군 지천면 자봉산 정상(해발 406.2m). 산 정상에서 남쪽 아래를 내려다보니 칠곡군 왜관읍 시가지와 미군기지 '캠프캐럴'이 한눈에 들어왔다. 산 정상은 북쪽으로 20도 정도 경사가 져 있고 남쪽으론 낮고 평평했다. 평평한 땅 면적은 족히 3만여㎡는 돼 보였다. 산 정상 50m쯤 아래엔 왜관읍 시가지와 이어지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있었다. 태양력 발전 시설까지 설치돼 있었다. 자봉산 반경 3㎞ 안에 주민 집중 밀집 지역은 도개리(주민 295명 거주)와 학산리(361명 거주) 정도다. 5㎞로 넓히면 매원리 등 5개 마을이 더 있다.

이효석 매원리 이장은 "도로를 끼고 있는 산 정상의 지형을 보면 사드를 배치하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산 정상이 평평해 남쪽으로 왜관읍 시가지를 등지고 북쪽 방향(경북 안동시)으로 사드 레이더를 펼치기에 유리한 장소로 국방부 측이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칠곡군의 한 간부 공무원은 "칠곡은 미군기지·다부동전적기념관이 있는 호국보훈의 도시여서 사드 배치에 적합한 도시로 비칠 수 있어 삭발까지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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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충북 음성군 생극면 관성2리의 한적한 농촌 마을 옆에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음성 생극면에는 육군미사일사령부

같은날 충북 음성군 생극(生極)면 관성2리 무수마을.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살기 좋은 생극에 死(사)드는 누구를 위한 거냐’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 마을과 붙어 있는 육군 미사일사령부 일대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마을에서 미사일사령부를 바라보자 교회와 막사ㆍ건물 등 주둔지 일부가 보였다. 해발 160m 안산 기슭에 자리잡은 미사일사령부는 철책 하나로 무수마을과 붙어 있었다. 관성2리 무수마을에는 31가구, 50여 명이 거주한다. 국방부가 지난해 12월부터 미사일사령부 일대 8만5000여 ㎡ 부지를 매입해 사드 후보지로 지목돼왔다.

성주·칠곡·음성·양산=홍권삼·김윤호·최종권·강승우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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