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 새 총리의 뒤엔 외조 남편 있었다

중앙일보 2016.07.12 17:29
기사 이미지

테리사 메이(영국 총리)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의 성공 뒤엔 남편 데니스의 외조가 있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데니스는 디딤돌이었고 자신보단 부인(대처)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의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되는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의 남편 필립도 유사한 존재다. 더타임스는 "필립은 데니스의 계승자에 걸맞은, 도와주는 배우자"라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메이가 총리로 확정되고 의회에서 나와 처음으로 TV 카메라 앞에 설 때였다. 나란히 의회 건물을 나서는가 싶더니 필립이 멈춰 섰다. 카메라 앵글엔 온전히 메이와 의원들만 잡혔다. 메이는 "이 자리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면서도 대단히 겸허해진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후 필립은 아내에게 볼 키스를 했다. 메이는 환하게 웃는 표정이었다. 공적 자리에서 웃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던 메이인 터라 영국 언론은 "메이가 웃었다"고 썼다.

두 사람의 지인들은 "필립은 정치에 대한 꿈이 있었으나 아내가 시의원에 도전하고 이후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걸 보며 자신의 꿈을 접었다. 아내를 경이롭게 보며 아내에 헌신한다"고 전했다. 대처의 남편 데니스도 그랬다. 11년 연상의 사업가였던 그는 아내를 위해 물적·심적 기반이 됐다. 필립은 메일온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 부인을 위해 자신을 전적으로 헌신한 인물은)오직 데니스 대처뿐"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옥스퍼드대에서 만났다. 같이 옥스퍼드대에 다니다 파키스탄 총리가 된 베나지르 부토(2007년 피살, 사진)가 소개했다. 보수당 디스코 모임이었다. 춤을 같이 췄고 바로 반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엔 필립이 더 정치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토론 서클인 옥스퍼드유니언 회장을 지냈다. 역대 회장으론 부토와 노동당 대표를 지낸 마이클 풋과 토니 벤, 보수당 중진인 보리스 존슨, 마이클 고브 등이 있다. 필립은 당시 메이에게 "왜 섹스가 위대한가"란 토론에 참여하도록 설득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두 사람은 20대 초반인 80년 결혼했다. 당시 부모를 연이어 잃은 메이에게 필립이 큰 힘이 됐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메이는 남편을 "나의 반석"이라고 부른다. 필립은 런던의 금융 중심지 시티에서 일하고 있다. 메이는 둘 사이에 아이가   없는 것에 대해 "주어진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버크셔의 소닝온템스에 거주했는데 이웃 중에 조지 클루니 부부도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