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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김근태 전 의원 유가족에게 국가가 2억6000여만원 배상하라"

중앙일보 2016.07.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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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억울하게 고문과 옥고를 치렀던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청구금 일부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부장 정은영)는 12일 김 의원의 부인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자녀들이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2억6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배상액에 대해선 “망인 김 의원에게 3억, 인 의원에게 1억, 아들 두 명에게 각 400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도 “앞서 형사보상금으로 2억 1400여만 원을 지급받은 점을 감안해 이 금액은 공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망인에 대한 공권력 행사는 이러한 기본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 대한민국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영장 없이 강제 구금과 고문 이뤄지는 등 망인은 가석방 되기 전까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도 했다.

앞서 김근태 전 의원은 85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회(민청련) 의장으로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가 연행됐다. 그는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20여 일 동안 조사받으며 자백을 강요당했다. 혹독한 물고문과 전기고문도 있었다. 결국 그는 국가보안법ㆍ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86년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 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김 전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병상에 있다가 2011년 12월 사망했다.

부인인 인 의원은 법원에 남편의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 2014년 5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집시법 위반에 대해서는 89년 법률 개정으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 면소(공소가 부적합하다는 판단하에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 처리했다.

재심 판결이 확정된 후 지난해 8월, 인 의원은 “민청련 사건 당시 수사ㆍ재판 과정에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과 증거보전 신청 기각, 가족과의 면회 금지 등 합리적 이유 없이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남편의 유죄판결에 따른 가족들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1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정혁준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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