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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보라·채이배·김종대…‘BMW족 의원’ 생겼다

중앙일보 2016.07.12 02:30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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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마포 광흥창역 인근에서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맨 오른쪽)이 국회 통근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 신보라 의원도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 번은 통근버스를 탄다”고 말했다. [사진 이지상 기자]

11일 오전 8시30분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 국회 통근버스 정류장. 국회 직원 및 보좌진이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스마트폰·신문을 보며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 가운데 국민의당 채이배(초선·비례) 의원이 서 있었다. 채 의원은 이날 양복 깃 한쪽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백팩을 멘 채 여덟 번째 탑승자로 통근버스에 올랐다. 채 의원은 “아침 일찍 열리는 조찬 모임에 참석할 때만 빼고 거의 매일 국회 통근버스로 출근한다”고 말했다. 조찬 모임 참석 때도 그는 2002년식 흰색 EF쏘나타를 직접 몰고 출근한다.

초선 비례 중심 특권 내려놓기 실천
차 두고 통근버스·지하철 출퇴근
박완주는 천안서 매일 열차로 상경

국회에 BMW(Bus·Metro·Walk)족(族)이 생겼다. 수행비서가 운전해주는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구가 없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중심이다. 채 의원은 “의원실에 7명의 보좌진을 채용할 수 있는데 수행비서로 한 분을 채용하기보단 정책담당을 더 채용하고 싶은 욕심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제자인 채 의원은 국민의당이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영입해 비례대표 6번으로 공천해 당선됐다.

새누리당 신보라(초선·비례) 의원도 광흥창역에서 통근버스를 타는 국회의원 중 한 명이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이 자택인 신 의원은 일주일에 두세 번은 6호선 지하철을 타고 광흥창역에 내려 통근버스를 타고 국회에 출근한다. 신 의원은 “기동성이 생명인 국회의원들이 업무 차량을 쓴다고 무조건 비난해선 안 된다”며 “나는 출근 시간 교통 대란을 생각해 가장 경제적인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4선·인천 계양을) 의원과 정의당 김종대(초선·비례) 의원은 지하철(Metro)족이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 시절 인천1호선 임학역 근처에 있는 자택에서부터 시청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했다. 그때의 습관으로 지금도 가급적 지하철을 타고 있다고 한다.

더민주 박완주(재선·충남 천안을) 의원은 서울에 따로 집을 마련하지 않아 천안에서 출퇴근한다. 매일 오전 6시쯤 누리로열차(서울~신창 간 급행열차)를 타고 영등포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국회로 이동한다. 박 의원은 “19대 때부터 자주 이용하다 보니 이제는 낯익은 시민들이 내가 기차를 안 타면 걱정해 준다”며 “국회에서 주는 기름값은 지역구 다니는 데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에겐 차량유지비 35만8000원과 차량유류대(기름값) 110만원이 매달 지급된다. 대부분의 의원이 이 돈으로 대형 세단 차량을 장기 대여한다. 신보라 의원은 아반떼, 더민주 권칠승(초선·화성병) 의원은 은색 구형 SM5를 타고 다닌다. 더민주 김해영(초선·부산 연제) 의원은 워킹족이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9일에도 김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청으로 이동할 때 도보로 이동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경내는 물론 여의도 인근 약속이나 행사는 걸어 다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화두여서인지 주변 의원들도 될 수 있으면 ‘검은 세단’대신 국민 눈높이에 맞춰 내려 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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